지난달 열연강판(HR) 실적이 하절기와 비교해 소폭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제품 생산은 명절과 보수 영향으로 줄었지만, 내수 판매와 수출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철강업계는 올해 내수 시장에서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출을 늘리고 있다.
■ 생산은 줄었지만…판매는 늘어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9월 국내 철강 제조사가 생산한 열연강판은 87만톤으로 전월 대비 4.9%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철강사 보수와 추석 영향으로 생산이 일부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제품 생산은 소폭 줄었으나 판매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열연강판 내수 판매는 52만톤으로 전월 대비 1% 증가했으며 수출은 39만5천톤으로 8월 대비 3.9% 증가했다. 이에 전체 판매는 91만5천톤으로 전월 대비 2.2% 늘었다. 영업일수는 전월 대비 줄었지만 제품 판매는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철강업계는 10월 이후 계절적 성수기 시장 진입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통상 4분기는 철강재 성수기로 제품 판매가 늘어난다. 건설 등 수요산업 일부에서 부진한 시황을 나타내고 있으나, 성수기 진입에 따른 판매량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열연강판 유통가격 상승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철강 수요가 예년 대비 줄어드는 와중에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은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어, 제품 가격 상승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최근 철광석 가격은 톤당 120달러 안팎을 형성하며 2개월 전 대비 톤당 15달러 이상 올랐다. 원료탄 가격도 13주 연속 상승세다.
■ 올해 HR 판매, 수출이 이끌어
9월 누계 국산 열연강판 생산과 판매는 지난해와 비교해 6% 이상 증가했다. 다만 내수 판매 감소는 뼈아픈 부분이다.
지난 9월까지 생산된 열연강판은 850만7천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 늘었다. 지난해 9월 포항제철소가 태풍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점을 고려하면 제품 생산이 크게 늘었다고 보기 어렵다.
현대제철 열연 제품와중에 열연강판 내수 판매는 497만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다. 수요산업 업황이 예년 대비 부진하며 판매량은 줄어든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판매가 줄었다”라며 “남은 4분기 성수기 시장을 기대해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철강업계는 내수 부진 극복을 위해 수출을 대폭 늘리며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열연강판 누계 수출은 348만9천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늘었다. 내수 판매 물량 일부를 수출로 돌리며 수익을 늘리고 국내 수급 상황을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