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및 금융 불안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제조업 경기 둔화로 수요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동안 강세를 보이던 원료 가격이 하락하고, 공급 물량이 증가하면서 중국의 11월 마지막 주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11월 5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10~40위안 하락했고, 건설재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20~50위안 하락했다. 다만 상하이의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및 섹션, 톈진의 냉연강판과 H형강 가격은 전주 대비 변동이 없었다.
현재 중국 경제는 계절적 비수기인 동계기간에 진입하면서 제조업과 건설업 모두 경기가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1월 제조업 신규수주지수는 49.4%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고, 건설업 신규수주지수는 48.6%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재정정책 강화와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 노력으로 11월 핵심 프로젝트 건설 진행이 가속화됐으나 부동산 경기활동 지수는 여전히 임계점을 밑돌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강세를 보이던 원료 가격도 하락했다. 11월 5주차 수입 철광석 가격은 톤당 985~990위안으로 전주 대비 톤당 5위안 하락했고, 전국 45개 주요 시장의 철스크랩 평균 가격은 톤당 2,519위안으로 전주 대비 톤당 5~6위안가량 하락했다. 그리고 코크스 가격도 전주 대비 2.5%가량 하락했다.
또한 동계기간 감산 돌입에도 예년과 달리 완화된 기준으로 인해 공급 물량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 측면에서 이번 주 5대 철강제품의 생산량은 920만9,400톤으로 전주보다 10만9,900톤 증가했고, 이번 주 5대 철강제품의 총 재고는 1308.89만 톤으로 전주 대비 1만900톤 감소했다. 즉 전체적으로는 공급이 증가한 것이다.
그리고 유통업계에서는 건설 경기 부진 장기화에 대비해 재고 수준을 감축하고 있으나 수요 부진으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기상여건으로 볼 때 북부 지역의 기온이 크게 떨어져 건설 착공 및 운송에 영향을 미쳐 수요 감소 폭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북부지역의 경우 수요가들이 재고 확보를 위한 구매 물량을 축소하면서 상대적으로 유통업계의 재고가 누적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중국 내에서는 지난 달 중순 경제부처들이 특별 국채 발행 등을 통한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여 공공건설 프로젝트 및 신산업 중심의 재정 투입 확대와 함께 금융 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크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제조업 수출 부진과 함께 내년 상반기까지는 부동산 부문의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예년과 달리 완화된 조치에 따른 공급 과잉까지 지속될 경우 철강 가격이 반등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도는 축제시즌 내구재 소비가 증가와 인프라 투자 증가로 철강 가격이 상승했고, 동남아시아 또한 역내 국가들의 제조업 경기 호조와 공공건설 투자 확대로 가격이 상승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는 전기차와 재생 에너지, 자원개발 부문의 투자가 증가하고, 각국 정부가 인프라 프로젝트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자동차와 조선 등 제조업 호조에도 건설 경기 침체 인해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 철강시장은 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 호조가 지속되고 있으나 고금리 여파로 건설 수요 부진도 지속되고 있어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에너지 및 제조업 경기 회복, 자동차 파업 종료와 주택 착공 증가, 재고 감소 및 수입 물량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해 판재 가격이 상승했다. 다만 수입재 증가로 인해 건설재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은 고금리 장기화에도 자동차 파업 종료 및 인프라 투자 확대, 에너지산업 및 주택 부문 경기 회복과 수입재 감소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당분간 철강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수요산업 둨화에도 에너지 대란에 따른 역내 철강업계의 생산 감소와 유통업계의 재고 감소 및 무역 규제 등으로 인한 공급 부족, 제조 원가 상승으로 인한 출하가격 상승에 판재 가격이 상승했다. 그리고 고금리 장기화에도 공공프로젝트로 인해 건설재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 유럽 철강시장은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철강업계가 제조 원가 상승분을 반영하여 출하가격을 인상할 계획이어서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