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이 4월 13일 이후 러시아산 알루미늄, 구리, 니켈 수입을 금지시켰다. 양국의 새로운 제재가 글로벌 비철금속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재무부와 영국 정부는 지난 12일 런던금속거래소(LME)와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4월 13일 이후 생산되는 러시아산 알루미늄, 구리, 니켈 취급하는 것과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수입을 금지한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알루미늄, 구리, 니켈의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수출입을 막아 자금줄을 압박하는 차원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2월 미국이 러시아 알루미늄에 대한 200% 관세를 발표하고 12월 영국이 알루미늄괴, 구리, 니켈을 포함한 러시아 금속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한 후 등장한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 자금을 지원하는 루살(Rusal)과 노크니켈(Nornickel) 등 수출액 400억 달러를 겨냥하고 있다.
지난 3월 LME 창고에서 러시아산 알루미늄 재고는 91%였으며 구리 재고는 2월 52%에서 62%로 증가했다. 니켈은 2월 35%에서 3월 36%를 차지한 바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영국 파트너들과 협력한 새로운 금속 제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잔혹한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 벌 수 있는 수익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며 “이번 조치를 통해 파트너와 동맹국을 보호하는 동시에 러시아의 수입을 줄일 것”이라고 전했다.
LME는 러시아 금속 소유자가 해당 금속이 4월 13일 이전에 생산되었다는 증거를 제공할 수 있는 경우에도 소유권을 부여하는 소유권 문서인 LME 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고 말했으며 CME는 4월 13일 이전에 생산된 러시아산 알루미늄은 거래소의 선물 계약에 대한 보증 및 배송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LME는 성명을 통해 “LME는 운영에 모든 관련 제재와 관세를 반영하므로 자체 운영과 시장 운영을 위해 4월 15일 시장이 열리기 전 이러한 제재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부도 “영국과 미국 조치 모두 글로벌 거래소에서 기존 러시아 금속 재고를 면제해 시장 안정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전히 거래 및 인출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제재는 4월 13일 이전에 생산된 러시아 금속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기존 재고가 계속해서 거래될 수 있게 조치했기에 시장 위험은 다소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조치에 따라 업계에서는 지난 2018년 미국이 루살에 대한 제재로 촉발된 알루미늄 가격 급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으며 일부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니켈의 경우 러시아산보다 인도네시아산 니켈 비중이 늘어나 상승이 제한될 수 있지만 구리와 알루미늄 가격은 추가적인 공급 제한으로 최근 반등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러시아 알루미늄 제조사인 루살은 “이번 제재가 글로벌 물류 배송 솔루션, 은행 시스템에 대한 액세스, 전반적인 생산 및 품질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 알루미늄을 공급하는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결정은 중개 은행의 지불 처리, 청산 또는 송금과 관련하여 새로운 금지 또는 요구 사항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즉각적으로 공급 충격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러시아 생산자들이 미국이나 영국 이외의 다른 시장에 계속해서 금속을 판매할 수 있지만 중국을 제외한 다른 주요 시장과 소비자들도 계속해서 같은 양의 러시아 금속을 소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