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성수기에 접어들었음에도 국내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와 뿌리산업계의 경영위기가 악화되고 있다. 당초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면서 2분기 이후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반도체를 제외한 상당수 제조업과 건설 등 양대 수요산업 경기가 모두 침체되면서 국내 철강업계와 뿌리업계는 수요 감소와 가격 약세로 인해 매출 감소와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문제는 국내 경기가 단기간 내에 회복되기 어려운 데다 특히, 철강 및 뿌리업계의 최대 수요산업의 경우 산업 전환으로 인해 매출 증가에도 철강 및 뿌리제품 수요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철강 및 뿌리업계의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산업의 경우 현재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이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그런데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에 비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철강 및 뿌리제품 수요가 감소한다는 점이다. 이는 건설기계 부문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이며, 장기적으로는 수송기계산업 전체가 전동화의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철강업계와 뿌리업계에서는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풍력 등 재생 에너지, 로봇과 수소, 원자력 등의 분야에서 신수요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재생 에너지를 제외하면 아직 본격 성장이 시작되지 않았거나 기존 산업을 대체할 만큼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국내 수요 대기업들은 물론 철강업계 또한 ‘각자도생’에 치중한 탓에 신산업 성장에 따른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철강업계와 뿌리업계에서는 풍력과 수소 등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높은 신산업을 중심으로 수요 대기업들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통한 수요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한 뿌리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산업계가 각자도생에 치중하면서 세계적인 산업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풍력의 경우 완제품 대기업과 함께 철강 및 뿌리업계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각종 기자재와 부품을 국산화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신산업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이제부터라도 신산업 분야에서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강 및 뿌리업계와 수요 대기업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현재 철강업계와 뿌리업계는 2분기 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도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위기를 극복할 방안은 존재한다. 철강업계와 뿌리업계는 물론 수요 대기업들도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극 협력해야 하며, 정부도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