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황금연휴인 골든위크(4월 27일~5월 6일)를 하루 앞두고 엔달러 환율이 158엔까지 급등하면서 일본 철스크랩 수급 환경 변화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환율 시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엔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7%(2.64엔) 오른 달러당 158.28엔을 찍었다.
엔화 가치는 1990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셈이다. 34년 만에 초엔저로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달러 대비 10% 넘게 떨어졌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 사태' 악화와 함께 미국의 6월 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지면서 달러화가 초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여기에 이날 일본은행이 금리 동결 등 종전 금융정책 유지를 결정하면서 엔화 약세는 거침없이 가속도를 탔다.
역대급 엔저에 일본 철스크랩 수급 변화에도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실제 이번 환율 변동으로 일본 철스크랩 수출 시세는 2,000엔 가까이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
26일 기준 베트남향 H2 수출 가격은 톤당 370~375달러(CFR)로 전주 대비 보합을 이어갔다.
반면 엔화 FOB 기준 가격은 전주 톤당 5만1,000~5만1,500엔에서 이날 5만3,000~5만3,500엔으로 상승한 모습이다.
내수 지표인 도쿄제철 H2 매입 가격이 거점별로 톤당 5만500~5만1,500엔임을 감안하면 격차는 최소 1,500엔 이상 벌어진 상황이다.
일본 철스크랩 수출 증가도 예상 가능하나 연초부터 이어진 엔화 약세에도 주변국 수요가 저조한 점을 고려하면 수출 확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일본 재무성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일본 철스크랩 수출은 16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이 기간 국가별 수출은 베트남향이 68만톤으로 48.0% 급증한 반면 한국향(47만톤)과 대만향(14만톤)은 각각 38.1%, 28.8% 급감했다.
다만, 이 같은 초엔저가 지속될 경우 골든위크 이후 철스크랩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내수 인상은 기대 가능한 대목이다. 도쿄제철은 수급 안정을 위해 철스크랩 수출 시세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내수 가격 인상·인하를 결정한다.
도쿄제철이 내수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한국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 기반 거래인 동남아시아 시장과 달리 국내는 엔화 지표를 사용하며 동반 강세 전환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최근 국내 철스크랩 가격이 급락세 이후 반등점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엔화 지표가 오를 경우 한·일 가격 격차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