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유통가격이 내리 추락하는 가운데 다음달 철근 기준가격은 동결되면서 현 철근 가격 책정 방식에 대한 개선 목소리도 다시금 커지고 있다.
5월 철근 기준가격은 톤당 90만원대에서 유지되는 가운데 극심한 수요 침체로 최근 유통가격은 7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지면서 시세 격차는 20만원 이상 벌어진 상황이다.
제강사들은 수요 기근에 공장 비가동까지 불사하겠다며 재고 최소화에 방점을 찍었다.
업계에 따르면 5월 철근 기준가격(SD400, 10mm)은 톤당 93만1,000원으로 전월 대비 동결됐다. 공식에 따른 다음달 유통향 기준가격 역시 톤당 101만1,000원으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지속된 수요 침체에 최근 국산 유통가격이 73만원대까지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기준가격과 시세 격차는 최소 20만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연이은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유통가격이 건설향 기준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격 이원화 정책뿐 아니라 기준가격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까지 톤당 91만9,000원에서 동결을 유지하던 건설향 철근 기준가격은 분기가 바뀌는 4월부터 새해 철스크랩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며 93만1,000원으로 오른 바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넉 달 만에 상승이다.
반면 새해 톤당 80만원에서 출발했던 철근 유통가격은 4월 말 73~74만원까지 단 한 번 반등 없이 내리 하락했다. 4월 들어 낙폭은 더욱 커지며 저점은 이미 72만원대까지 터치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도 건설향 기준가격으로 구매하지 않는데 현 가격 체계에 어떤 의미가 있겠냐"며 "시장 혼란만 가중하는 현 기준 체계를 하루빨리 수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제강사들이 기준가격 하락을 막으려 애쓰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꼬집었다.
한편, 제강사들은 철근 수요 기근에 대응키 위해 재고 축소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철근 수요를 재점검하면서 필요시 철근 라인 비가동 일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국내 철근 총수요가 900만톤 선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지난해 국내 철근 총수요는 967만톤으로 2014년(972만톤)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건설 우호적 정책방향과 연말 아파트 착공이 일부 회복될 것을 전제하면 올해 총수요 900만톤 선 붕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동국제강도 향후 사내 적정재고를 4월 말 대비 25% 줄인 수준에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공장 비가동까지 실시하며 어려운 시황에 맞게 재고 최소화에 초점을 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