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도 산세, 냉연 수입산 공세 예상
산세강판과 냉간압연강판 등 냉연제품 기초 제품들에 대한 수입산 공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초부터 저가를 무기로 하는 해외 철강 제품들의 국내 유입이 확대되면서부터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월 산세강판 수입은 2만4,07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2% 확대됐다. 중국과 대만, 일본 등에서의 수입량이 크게 늘은 모습을 보였다. 중국수입은 지난해 7,152톤에서 올해 1만5,398톤으로 폭증했다. 대만과 일본 역시 지난해 500~600톤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7,520톤과 958톤을 기록하면서 일년 전과 다른 분위기를 나타냈다.
냉연강판 수입 역시 두 자릿수 확대됐다. 같은 기간 냉연강판 수입은 39만1,075톤으로 지난 3년래 최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 증가한 수치다.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서남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온 제품들이 우리나라 냉연 시장을 찾았다.
중국 냉연제품 수입은 25만7,41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4% 증가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도 각각 4만7,883톤과 1만5,644톤으로 20%대 확대된 물량이 들어왔다. 말레이시아 물량은 전년 2,992톤에서 올해 1만380톤으로 약 2배 이상 증가했고, 서남아시아 역시 전년 1,592톤에서 8,195톤으로 5배 이상 지배력을 늘렸다.
해외산 수입이 늘었던 이유는 싼 가격 때문이다. 올해 5개월 간 해외산 산세강판과 냉연강판의 제품의 평균 수입가격은 각각 679달러(약 93만원)와 1,585달러(218만원)이다. 다만 냉연강판 제품의 경우, 일부 특수 및 고급 강종이 섞여있기 때문에 냉연광폭강대로만 시선을 좁히면 697달러(95만원) 수준이다. 같은 시기 국산 산세강판과 냉연강판이 100만원 초중반대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최대 1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수입산 인기는 잦아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산세강판의 경우 지난 2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605.5% 이상 늘은 4,727톤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확장세다. 최근 5월에도 산세강판 수입은 전년 3,809톤에서 6,618톤으로 늘었다. 냉연강판의 경우는 지난 5개월 간 증가하고 있고, 국내 시장에서 매월 전년보다 1~2만톤 규모의 수입제품들이 더해지고 있다.
하반기 수입 역시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조사들이 5월부터 냉연제품에 대해 톤당 3~5만원의 인하안을 제시하는 등 가격 조치에 나섰지만 늑장 대응이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3분기와 4분기 고로사들이 냉연라인과 산세강판라인 등의 대수리를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가격 인하 제시안은 내놓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요가들이 저가 수입산 제품 구매에 익숙해지고 있는 단계에 접어든 만큼 이탈된 고객사를 되찾아오는 것이 하반기 냉연 기초제품 판매에서의 핵심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車찬스’ 올해도록 유효할 것
국내 냉연스틸서비스센터(SSC)들은 올해 자동차향을 제외한 건설 등 산업 부문에서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매월 수출 신기록을 써 내려가면서 연속 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올해 자동차 수출 증가세가 1%대로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의 보복 소비가 일단락되고, 전기차 수출은 충전 인프라 부족과 보조금 축소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수출액은 역대 5월 중 최대치인 64.9억달러로 지난해보다 4.7% 증가했고, 주력 수출 품목에서의 위치를 공고히했다. 자동차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통계로 입증되면서 산업부는 올해 자동차와 부품 산업의 수출 목표를 기존 984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로 올려잡기도 했다.
현재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KGM·한국GM·르노코리아) 등 판매량은 고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실수요향 가공을 전담하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SSC 모두 자동차 업계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합금아연도금강판과 용융아연도금강판의 판매 증가가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융아연도금강판(GI) 생산, 내수, 수출 모두가 전년보다 트리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은 일년 전보다 1.6% 늘은 800만4,469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800만톤을 웃돈다면 2019년(815만4,674톤)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내수와 수출은 각각 459만5,697톤과 330만8,864톤을 기록해 1.2%, 2.9%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와 수출 물량 증가를 기대해 볼 만하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물론 해외 생산업체들의 생산 의욕도 만만치 않아서다.
특히 내수의 경우 자동차 물량은 상반기보다 하반기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고금리와 가처분 소득 감소와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 구매심리 위축에 따른 판매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신차효과와 수출 개선의 지속으로 성장이 예상되서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 G70페이스리프트, 기아 EV 3~4, K8, KGM의 코란도 등 친환경 신모델 출시가 예정돼있어 생산 확대에 따른 공급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수출도 걱정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지난 1분기만하더라도 자동차제조에 쓰이는 용융아연도금강판(GI)의 글로벌 수출은 40만719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현재도 매월 한자릿 수의 수출 성장세는 지속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과 일본, 인도, 멕시코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에서 물량이 확대되고 있다. 인도 정부의 전기차 판매 비중 확대와 멕시코 정부의 전기자동차부흥정책 등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국으로의 수출확대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 냉간단압밀, 가격 하락 변수 제어 필요
건설수주 급락과 경기 선행지표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업계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있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건설사들의 경영 어려움이 커지자 원가 절감을 위한 원가 절감을 위한 움직임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민간 부문의 경우 건설기업의 자금 조달 곤란 및 지역별 선별 분양으로 둔화한 상태다. 공공 부문에서는 정부가 유찰과 지연된 대형 공사의 발주 본격화와 SOC 예산의 조기 집행으로 우호적인 건설투자 환경에 노력하고 있지만 철강 수요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설 수요에 대한 전반적인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건설 연관수요인 산세강판(PO), 냉연강판(CR), 전기아연도강판(EGI)의 품목은 악성재고로 남겨지거나 낮은 가격에 공급되는 등으로 판매 회복이 어려운 상태다.
현재 냉간단압밀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을 막는 인상안들이 실시되고 있지만 가격 하방 압력을 하반기에도 방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냉간단압밀들은 하반기부터는 도금강판보다는 좀 더 수익을 낼 수 있는 컬러강판 생산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공급 조정에 따라 시장 가격이 큰 하락을 면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산 수입재와의 가격을 어떻게 좁혀나갈지도 변수다. 도금강판의 국내 수입 가격을 결정하고 있는 포두강철과 안펑강철의 수출 밀어내기가 예상되서다.
현재 중국 시장의 경우 제로 스팽글(Zero spangle)과 스팽글(spangle) 시장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로 스팽글 시장은 1급 밀의 생산 주도와 자동차와 생활가전 등 실수요향으로 가격과 수급이 유지되고 있는 반면, 스팽글 시장의 경우 2급밀 이하의 제조사들이 동남아시아 등 주요 수출국에서의 무역보호조치와 내수 수요 부진으로 판매가 제한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수출 안전지대인 한국과 베트남 등으로의 무역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밖에도 중국의 가격이 여전히 불확실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국내제조사들은 내수 시장 가격 만큼은 과거보다 더욱 신중하고 소극적인 분위기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