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수출이 역대 최고기록을 갱신하고, 반도체 등 IT산업의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음에도 전기차 전환에 따른 수요 정체, 건설 부문의 장기 침체, 기계산업 생산 감소세 지속 등으로 인해 CHQ선재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철강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1~4월 CHQ선재 생산 및 판매는 각 25만604톤, 23만742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7.1% 감소했다. 내수판매는 20만9,54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한 반면, 수출은 2만1,19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재고 물량은 7만6,842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통강 CHQ선재 생산과 판매는 각 6만739톤, 5만8,90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48.3% 감소했고, 내수판매 및 수출은 각 5만8,617톤, 291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48.3% 감소했다. 재고 물량은 8,488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건설 부문의 비중이 높은 보통강 CHQ선재는 고금리 및 채권시장 불안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수요가 둔화된 데다 주요 수출국 경기도 둔화되면서 수요 감소 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특수강 CHQ선재의 생산과 판매는 각 18만9,865톤, 17만1,83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7.0% 감소했다. 내수판매는 15만93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ㅂ나면 수출은 2만90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 증가했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특수강 CHQ선재의 경우 반도체 수출 회복으로 인해 전기전자 부문 수요는 증가했으나 고가의 친환경차 위주 판매에 따른 자동차 부문의 수요 감소, 주요국 건설 경기 부진에 따른 건설중장비 및 기계 부문 침체로 인해 내수판매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했으나 국내 수요 부진에 따른 밀어내기 성격이 강하며, 재고 물량은 보통강 CHQ선재 대비 훨씬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올해 당초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던 CHQ선재 시황은 기존 전망보다 더욱 좋지 않은 상황이며, 이로 인해 1분기 대호특수강을 제외한 타 업체들은 사실상 매출액이 역성장했다.
문제는 2분기에도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소재 및 제품 가격을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마진 확보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당초 포스코 등 고로사들은 2분기 소재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었으나 신선업계와 파스너업계의 반발로 인해 소재 및 제품 가격은 사실상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고로사들과 달리 규모가 작은 CHQ선재업체들과 파스너업체들의 경우 소재 가격 외에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 등 여타 비용의 증가에도 국내외 수요 부진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하지 못해 수익성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
게다가 자동차와 기계, 전기전자 등 기존 수요산업의 성장성이 한계에 도달하고, 중국과 신흥국들의 과잉 생산으로 인해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국내 CHQ선재 시장은 대부분 자동차와 건설 및 기계 부문 파스너 제작에 사용되는 데, 규모가 큰 고로사를 제외하면 신선업계와 파스너업계는 협상력이 약한 탓에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CHQ선재 부문의 지속 성장을 이위해서는 고로사-신선업계-파스너업계로 이어지는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 강화와 신수요 개발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업계 간 협력은 물론 정부의 지원을 통해 고부가가치 강종 및 신수요 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