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계가 산업화 이후 많은 발전을 이룩했지만 여전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용접재료다. 각 분야별로 맞춤형 재료가 필요하여 제품 단가를 낮추기 어려운 데다 진입장벽도 높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어려운 시장에서도 용접재료 국산화를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온 기업이 있는데, 고려용접봉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본지에서는 고려용접봉 최희암 부회장과 만나 국내 용접재료산업의 동향과 전망,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Q. 올해 국내 용접재료 시장의 동향 및 전망은 어떤가?
A. 용접재료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소재로 어느 한 산업의 경기만 가지고 판단하기는 다소 어렵다. 다만 일부 전방산업 호조에도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산업계는 팬데믹 이후 용접인력이 부족해졌고, 기존 인력도 고령화되면서 용접 관련 산업의 생산성이 하락했다. 정부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확대하는 등 대안을 마련했으나 아직 숙련도가 부족한 탓에 조선, 건설 등 용접 관련 산업의 생산이 회복되지 못해 수요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이외에 건설 경기 침체와 대형 건설 프로젝트 연기 등도 용접재료 수요 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가격 측면에서 보면 용접재료는 다른 선재 품목과 대비하여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부족한 데다 최근 수입재 활용이 증가하고 있어 제품 가격 인상은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당사의 경우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국내 수요 부진과 수익성 저하에 대응하고 있다.
Q. 수요산업별 동향 및 전망은 어떤가?
A. 일반적으로 용접재료산업의 경우 조선업 비중이 최대 28%, 건설 중장비 및 플랜트 부문이 25%, 자동차 부문이 21%, 전기전자 부문이 18% 정도를 차지한다. 다만 본사의 경우 조선 및 건설 부문의 비중은 각 15% 수준이고, 자동차 부문이 20% 정도를 차지한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물류 증가로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은 회복세에 있으나, 건설경기 중심 시황은 기대만큼 호전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Q. 국내 용접재료 시장에서 수입재 증가로 인해 시장 잠식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A. 국내시장에 범용제품, 특히 중국산 수입재는 많이 들어오고 있다. 다만 아직 품질 측면에서 위협적이지는 않다. 그리고 국내 안전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국내산 제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어 큰 문제는 없다.
Q. 자동차산업의 전기차 전환, 건설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인해 용접재료를 포함한 국내 선재 수요는 지속 감소 추세에 있다. 신규 성장동력으로 삼는 사업은 어떤 분야인가?
A. 실제로 중국산을 포함한 수입재 증가, 전기차를 포함한 산업 전환에 따른 선재 수요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용접산업의 경우 기존의 아크용접 및 CO2용접 위주에서 로봇 및 레이저, 플라즈마 용접으로 전환하는 추세이며 이에 따라 관련 부문에 적합한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는 자동차와 조선, 중장비 등 주요 전방산업의 전동화 및 경량화 추세에 맞춰 경량화 및 고강도화 소재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존 주력산업 외에 방위산업 및 우주항공산업, 재생 에너지, 해양플랜트(석유&가스)용 용접재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해당 부문은 아직 국산화 안 된 분야가 많은데 당사에서는 그런 고부가가치 용접재료 국산화를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초저온소재가 있다. 얼마 전 당사에서는 9% 니켈강 용접재료에 대해 가스공사로부터 인증을 취득했다. 수입에 의존하는 소재의 국산화를 위해 현장 적용 기회가 최대한 많이 주어지기를 바라며, 정부 지원도 단순한 금융 지원 외에 인증 취득 및 현장 실증 적용에 더 많은 자원이 배분되기를 희망한다.
Q. 지난해 10월 EU CBAM 전환기간이 개시되고, 선진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RE100 등으로 인해 탄소 규제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고려용접봉의 탄소중립 목표는 무엇인가?
A. 당사에서도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올해 TF팀을 발족했다. 향후 공정 개선과 에너지 효율 확대, 친환경 소재 적용을 위한 소재 공급사와의 협력, 재생 에너지 설비 투자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Q. 팬데믹 이후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들의 수입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인데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나?
A. 인증제도 등 비관세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각 시장별 인증 및 규격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수입규제의 경우 해외공장을 최대한 활용하여 극복할 계획이다.
Q. 고려용접봉은 그동안 국방소재, 초저온 소재 등 각종 고부가가치 소재의 국산화를 주도해 왔다. 현재 R&D를 주력하고 있는 것은 어떤 분야인가?
A. 당사에서는 그동안 철계 용접재료를 주로 생산해 왔는데, 최근에는 용접구조물 고강도화, 경령화 추세에 부응하여, 타이타늄과 니켈합금 등 경량소재 부문 신제품 개발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Q. 향후 회사의 비전은 어떤 것이며, 이를 위해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A. 50년간 이어온 용접재료 전문기업으로서의 전통을 지키며, 용접재료의 본원적 경쟁력을 확고히 함과 동시에, 고기능 철강소재 특화 용접재료, 철강소재 용접재료 패키지 용접시공기술, 최적 용접시스템, 사전 품질인증 서비스 등 제품과 기술, 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고, 나아가 고객의 문제를 선제적으로 파악하여 해결해 가는 토탈용접솔루션 기업으로 발전해 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