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산 열간압연강판 생산과 내수 판매, 수출이 전년 실적 대비 부진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포스코 포항제철소 고로 개수와 각 공장의 설비 점검이 진행되기도 했으나, 전반적인 시황 부진이 이어진 탓에 제품 수급 상황이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산업의 기초 소재로 사용되는 열연강판 실적의 부진은 곧 전체 철강재 수급 상황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와 함께 6월 월간 실적도 곤두박질치며 부진한 성적표를 나타냈다. 생산과 내수 판매가 전년 대비 각각 10%가량 줄었다. 특히 내수 판매는 지난해 하절기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제품 유통가격 또한 약세를 거듭하는 와중에 제품 출하도 줄어든 것이다. 일각에서는 열연강판 시장의 만성적인 적자 구조가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열연강판 제조업계의 상반기 열연강판 생산은 539만5천 톤으로 전년 대비 6.2% 줄었다. 앞서 2월부터 6월 하순까지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 3차 개수 등 국내 수급 상황에 변화가 생기며 제품 생산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4고로 개수에 앞서 반제품 재고를 확충하는 등 수급 상황 변화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알리기도 했으나 실제 제품 생산은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상반기 내수 판매는 335만5천 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9% 감소에 그쳤다. 다만 수출이 205만톤에 불과해 전년 대비 11.4% 줄었다. 수출을 포함한 전체 판매는 540만5천 톤으로 전년 대비 5.2% 줄었다.
상반기 국산 열연강판 판매는 내수와 수출 모두 감소한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철강업계는 내수 시황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제품 수출을 크게 늘린 바 있으며, 지난해 내수 판매는 2022년 363만 톤 대비 6.7% 줄기도 했다. 결국 올해 상반기 철강업계의 내수 판매 실적은 수출에 전념했던 지난해 판매 수준을 밑도는 모습이다.
특히 내수 시황은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다. 6월 내수 판매는 51만5천 톤으로 전월 대비 3.7%, 전년 동월 대비 10.4% 줄었다. 특히 6월 내수 판매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대제철 열연코일 제품. 현대제철 제공.지난 6월 국내 열연강판 시장은 내수 판매 부진과 함께 유통가격 약세로 인한 시황 악화가 지속됐다. 앞서 국내 철강업계는 열연강판 유통가격이 2분기 저점을 통과했으며 향후 가격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포스코 등 제조업계 또한 6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시중 유통가격 세우기에 나섰다.
다만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6월 내내 약세를 거듭했으며 7월에 이르자 80만 원선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추가 하락도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격 하락이 심화하고 있으며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저가 중국산 공세도 철강업계에 여전한 걱정거리로 남아있다. 지난 6월 중국산 열연강판 평균 수입가격은 톤당 560달러대를 형성하며 2개월 연속 560달러대를 기록 중이다. 더욱이 중국 철강업계의 한국향 오퍼(Offer)가격은 6월 기준 540달러에서 최근 톤당 520~530달러선까지 하락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