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대란과 인플레이션, 노동력 부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여파에 따른 홍해지역 물류대란에 따른 공급망 붕괴 등으로 인해 유럽의 철강 소비 증가율이 당초 전망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철강협회(EUROFER, 이하 '협회')는 최근 발표한 '2024~2025년 경제 및 철강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2024년 EU의 명목 철강 소비가 2023년 대비 1.4% 증가한 1억2,700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 보고서에서는 2024년 철강 소비가 전년 대비 3.2% 증가한 1억3,0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번 보고서는 2025년 EU의 명목 철강 소비 전망도 기존 5.6% 증가한 1억3,700만 톤에서 4.1% 증가한 1억3,300만 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2024년 1분기 EU의 명목 철강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3,190만 톤이었다. 1분기 철강 소비 감소는 올해 예상되는 반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러우 전쟁 및 이-팔 전쟁 관련 공급망 혼란, 에너지 가격 및 생산 비용의 전례 없는 상승으로 인해 올해 말까지 철강 소비는 여전히 매우 높은 불확실성에 노출되어 있다. 올해 말까지 EU의 철강 소비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 철강 소비는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협회는 철강 수요산업 또한 기존 대비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2024년 1분기에 철강수요산업생산지수(SWIP)는 0.5% 증가했던 전 분기와 달리 1.9% 하락했다. EU 철강 사용 부문의 생산량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반적인 제조업 약세, 세계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 대란의 장기적 영향이 지속된 탓에 감소세가 지속됐다.
SWIP 지수 하락은 건설, 기계, 가전, 금속제품 부문의 지속적인 침체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것이며, 이는 자동차 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일부만 상쇄되었다. 특히, EU 철강 소비의 35%를 차지하는 건설 부문은 이미 2022년 3분기에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고 올해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하락(-2.3%)했다. 그리고 고금리 장기화와 노동력 부족, 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올해 내내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시작된 철강 수요산업의 긍정적 추세는 러-우 전쟁 이후 급등하는 에너지 가격으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 노동력 부족이 2022년 하반기부터 둔화되기 시작하여 지난해 4분기까지 지속되었다. 올해 EU의 경제 및 산업 전망이 악화된 것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유럽중앙은행(ECB)의 이자율 인상으로 인한 것이며, 특히 건설 부문의 장기적 경기 침체, 계속되는 지정학적 긴장, 고금리에 따른 제조업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인해 전망치를 추가로 하향 조정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종 악재가 지속되면서 철강 수요산업 부문의 성장률은 2024년에는 기존 전망치인 –1%보다 하락한 –1.6%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2025년에야 2.3%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철강 소비 전망과 수요산업 전망이 모두 하향 조정된 상황에서도 수입 물량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반제품을 포함한 EU의 철강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으며, 이는 11.3%의 증가율을 기록한 이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악셀 에거트 협회 사무총장은 “EU의 철강 수요산업이 각종 악재로 인해 장기 침체되는 가운데 수입재 점유율은 오히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로 인해 유럽 철강 생산과 관련 청정기술 가치 사슬이 모두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에 EU 차원에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 유럽위원회는 철강 협정을 핵심으로 하는 유럽 클린 산업 협정을 조속하게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