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건설경기 침체로 올해 H형강 수입이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일본산 수입은 상반기 엔저 효과로 주요국에서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일본산 H형강 수입도 하반기 감소 전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7월 H형강 수입은 1만8,000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30.6%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다.
전월 대비로도 21.7% 줄면서 두 달 연속 감소한 모습이다. H형강 월수입이 2만톤 밑으로 떨어진 건 2022년 9월(1만8,000톤) 이후 처음이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H형강 수요가 대폭 줄면서 월별 수입도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상황이다. 상반기 국내 제강사 H형강 내수 판매(87만8,000톤)는 전년 동기 대비 20% 급감했다.
일반적으로 H형강 수입은 1분기(1~3월) 급증한 뒤 가을철 성수기 직전인 9월까지 축소되는 양상을 고려할 때 남은 3분기(7~9월) 추가 저점 갱신에도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H형강 누적 수입(1~7월)도 21만7,000톤에 그치며 전년 동기(28만톤) 대비 2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수입은 3만1,000톤 수준이며 이를 연간 물량으로 집계한 올해 총수입은 37만톤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총수입이 43만톤임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은 6만톤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H형강 수입시장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역시나 중국산 감소세다. 부진한 현지 내수를 탈피하기 위해 지난해 국내로 대거 유입됐던 중국산은 올 들어 지속 주춤한 모습이다.
반면 슈퍼 엔저와 함께 일본산은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다만 최근 들어 엔고 현상이 급격히 진행되면서 남은 하반기에는 감소로 전환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5일 엔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달러당 144.17엔으로 지난달 10일(161.69엔)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20엔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장중 142엔까지 떨어지는 등 엔화 가치는 초강세를 보였다.
이 같은 엔달러 환율 급락에는 지난달 31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0~0.1%에서 0.25%로 인상한 가운데 미국이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해지면서다.
국가별 H형강 수입은 1~7월 일본산이 9만8,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한 반면 베트남산은 6.7% 줄어든 7만톤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중국산은 3만3,000톤으로 67.5% 급감했다.
국가별 수입 점유율은 1~7월 일본산이 45.1%로 전년 동기 대비 14.1% 포인트(p) 급등했으며, 베트남산도 5.5%p 오른 32.5%로 집계됐다. 반면 중국산 점유율은 15.1%에 그치며 20.9%p 급락했다.
한편, 1~7월 H형강 수출은 48만8,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0% 급증했다.
이 기간 캐나다향 수출이 11만7,000톤으로 91.4% 급증했으며 이어 튀르키예향(7만8,000톤)과 미국향(7만7,000톤)도 각각 19.7%, 14.1% 증가했다. 대만향 수출 역시 90.9% 급증한 4만8,000톤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