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특수강봉강 생산량이 4년래 최저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저가 중국산 수입에 따른 부담과 장기 시황 악화로 올해 상반기 생산량이 120만톤대 수준에 그친 가운데 하반기에도 생산량 회복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산 특수강봉강 생산량은 124만 2,278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1만 6천 톤(14.8%) 급감했다. 특히 2분기 생산량은 56만 401톤에 그치며 15개 분기 만에 최저 수준을 경신할 정도로 최근 생산량이 더 악화되고 있다.
이는 수출 부진과 내수 판매 부진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올해 상반기 내수 판매량은 117만 262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했고, 같은 기간 수출은 15만 2,762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 급감했다.
아울러 중국산 수입 급증의 영향도 국산 생산 감소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산 특수강봉강은 평균 단가가 톤당 782달러로 전년 대비 51.4% 급증한 64만 7,305톤이 수입된 바 있다.
이에 국내 실수요가와 유통점에 대규모 수입재 재고가 쌓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구조용 탄소강, 고장력강 등 일부 국산 범용재성 제품은 수입재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중국산은 올해 상반기에도 톤당 749달러에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36만 4,808톤에 유입됐다. 수입 가격 지난해보다 싸지고 수입 계약량도 함께 늘어나면서 국내 특수강봉강 제조사들의 큰 부담을 안겨다 주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최대 특수강봉강 제조사인 세아베스틸도 올해 상반기 특수강 제품 판매량이 80.9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세아베스틸 등 일부 대형 제조사의 경우 올해 스크랩 가격 약세와 일부 합금 원료의 가격 하락세,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등으로 수익성이 일부 개선되고 있다.
문제는 범용재성 제품 비중이 높은 지방 중견급 제조사들로 이들은 시황에 따른 감산 외에 다른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시황에 맞춘 감산을 추진하면서 현재 업계에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 청원과 하반기 글로벌 기준 금리 인하 등 변수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
대형 제조사의 경우 최적 생산 체계 유지(사실상 범용재 감산)와 고부가가치재 판매비 확대(세일즈 믹스) 등으로 시황을 대응해나간단 방침이다. 특히 완성차 업계의 수출 호실적(370억 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으로 자동차향 합금강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제품군의 생산&판매비를 확대해 나간단 계획이다.
이와 같이, 업계 전반적으로는 하반기에도 범용재 제품군 중심으로 감산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올해 전체 특수강봉강 생산량이 250만 톤을 하회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산 특수강봉강 연간 생산량은 2021년 320.7만 톤, 2022년 285.4만 톤, 2023년 265.6만 톤 등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생산량은 별다른 대형 변수가 없다면 4년래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통상적으로 하반기 생산량이 상반기보다 적은 편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생산량이 240만 톤 이하로 지난해에 비해 크게 급감할 가능성도 있다.
특수강봉강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부진과 중국산 범용재 유입으로 국내 특수강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며 “국산 특수강 제품이 국가 경제와 제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작지 않은데도, 국내 시장을 보호하려는 지원책도 보호책도 없는 것이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