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1~6월) 남부권 철근 가동률이 한국철강을 중심으로 크게 하락한 가운데 한국특강은 1분기(1~3월)에 이어 여전히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건설경기 침체로 국내 철근 수요가 쪼그라들며 대부분 감산에 나선 반면 한국특강은 지난해 생산 수준을 이어간 모습이다.
19일 본지가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토대로 △대한제강 △와이케이스틸(YK스틸) △한국특강 △한국철강 등 남부권 전기로 4개사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 철근 가동률은 평균 62.0%로 전년 동기(69.0%) 대비 7.0% 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로 제강사 생산실적은 크게 반제품 빌릿 제강과 완제품 철근 압연으로 나뉘는데 통일성을 위해 철근 생산 능력 대비 실적으로 가동률을 산출했다.
즉 평균적으로 생산 가능 10일 중 4일은 공장 가동을 쉬었다는 의미로 철근 가동률은 2021년을 최고점으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이은 건설경기 침체로 철근 수요 부진이 올해부터 본격화된 여파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철근 수요(내수 판매+수입)는 401만톤으로 전년 동기(509만톤) 대비 21.2% 급감했다. 저축은행 사태로 급감했던 지난 2011년 상반기(418만톤)보다도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올해 철근 총수요 900만톤 선 붕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이미 800만톤 선을 밑도는 데 이어 700만톤 중반대까지 예상되는 형국이다.
지난해부터 철근 시장에 본격 진입한 한국특강 물량까지 고려하면 쪼그라든 시장에서 '파이 싸움'은 더욱 치열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 상반기 최저 철근 가동률은 YK스틸로 전년 동기(44.2%) 대비 2.7%p 하락한 41.5%를 기록했다. YK스틸의 상반기 철근 생산량은 24만5,000톤으로 전년 동기(26만1,000톤) 대비 6.1% 감소했다.
이어 상반기 대한제강 가동률은 57.3%로 전년 동기(61.5%) 대비 4.2%p 하락했으며, 이 기간 철근 생산도 47만7,000톤에서 44만5,000톤으로 6.7% 줄었다.
특히 한국철강의 올 상반기 가동률은 62.9%로 전년 동기(92.7%) 대비 30%p 가까이 급락하며 비교업체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상반기 한국철강 철근 생산이 33만4,000톤에 그치며 전년 동기(47만4,000톤) 대비 29.5% 급감한 영향이다. 올해 관수철근 수주에도 실패하며 급격한 생산 조절은 불가피한 분위기다.
이 가운데 지난해부터 철근 시장에 본격 진출한 한국특강의 올 상반기 봉강 가동률은 86.2%를 기록하며 전년(77.7%)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 앞서 1분기(85.6%) 대비로도 소폭 올랐다.
한국특강의 올 상반기 봉강 생산이 26만5,000톤으로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일부 설비 합리화가 가동률 상승을 이끈 모습이다. 봉강 생산 대부분이 철근임을 감안하면 비교업체 중 유일하게 감산 없이 전년 생산 수준을 이어간 셈이다.
철근 시황이 침체를 이어가면서 제강사들은 원가 절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남부권 전기로 4사의 올 상반기 철스크랩 매입 단가는 평균 톤당 44만7,000원으로 전년 동기(53만6,000원) 대비 16.5% 떨어진 가운데 이 기간 철근(봉강) 판매 가격은 99만5,000원에서 87만7,000원으로 11.9% 하락에 그쳤다.
한편, 올 상반기 대한제강, 한국특강, 한국철강 등 3사 매출액은 1조 1,0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기간 영업이익은 245억원에 그치며 81.0% 급감한 모습이다.
이에 따라 3사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8.8%) 대비 6.6%p 하락한 2.2%를 기록했다. 특히 대한제강(4.8%)을 제외한 한국특강(0.8%)과 한국철강(0.5%) 영업이익률은 모두 1% 밑으로 떨어지며 침체 시황을 여실히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