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와 주요 선진국들의 수입 규제 및 수출국 경기 둔화, 철강 가격 약세에 따른 적자 누적 등으로 인해 중국 철강산업이 역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세계 최대 철강기업인 중국 바오우강철그룹(Baowu Steel Group)이 중국의 철강산업은 2008년과 2015년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바오우강철그룹의 회장 겸 CEO 후 왕밍(Hu Wangming)은 회사의 반기 회의에서 “수요 감소 및 가격 약세에 따른 중국 철강산업의 위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길고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 1위 조강 생산업체인 바오우강철그룹은 세계 철강의 약 7%를 생산하며, 이 그룹의 메시지는 중국의 철강 수출 증가에 강력한 대처를 준비하고 있는 아시아, 유럽 및 북미의 경쟁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오우강철그룹은 위험 최소화에 집중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회사 경영진은 모든 재무부서가 자금 조달의 보안과 통제 강화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연체된 납품대금 회수와 허위 거래 파악에도 노력해 줄 것을 권고했다. 또한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현금 유동성이 장부상 이익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바오우강철그룹은 중국 철강시장이 수많은 부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와 주요 선진국들의 수입 규제에 따른 제조업 경기 둔화로 인해 올해 국내 철강 수요는 감소했고 철강 가격은 수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철강업체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달 말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철강업계는 총 3억1,000만 위안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경향은 3분기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중국의 철강금속 전문 미디어 Mysteel이 91개 고로(BF) 제철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월간 조사에 따르면, 중국 고로 제철소는 국내 시장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철강 가격이 급락하면서 7월에 완제품 판매에서 더 많은 손실을 봤다.
지난달 중국 철강 생산업체의 철근 판매 손실 평균은 톤당 249위안(톤당 35달러)으로, 전달보다 톤당 151위안이 증가했다. 그리고 조사 대상인 BF 공장은 7월에 열연강판 판매에서 톤당 평균 150위안의 손실을 보았는데, 이는 6월의 톤당 19위안의 이익에 비해 급락한 것이며, 중후판 판매에서 발생한 평균 손실은 전월 대비 톤당 75위안이 늘어나 톤당 90위안에 달한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중국 철강 공장의 손실이 급증한 것은 주로 철강 완제품 가격의 급락 때문으로, 여름철 비수기 동안 최종 사용자 수요가 침체되었고,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고온과 잦은 폭우가 건설과 같은 수요산업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처럼 3분기에도 수요 부진과 철강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중국 철강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의 철강산업은 지난 2008~2009년 세계 금융위기와 2015~2016년 과잉생산 및 주요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인해 당시 상당한 위기를 겪었다. 두 경우 모두 정부 당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통해 상황이 해결되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기존처럼 경기부양책을 확대하기보다는 경제 구조개혁을 시도함에 따라 올해는 수요 위기를 타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 철강업계는 국내 시장에서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중국의 철광석 재고 물량은 증가하고 있으며, 이 원자재의 가격은 8월 14일 기준 톤당 96.85달러까지 하락했다.
내수 수요 부진이 지속되자 철강업계가 밀어내기 수출을 확대하면서, 중국의 철강 수출은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말 총 수출이 1억 톤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철강시장의 부진은 국제 철광석 가격의 약세를 불러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중국 철강업계가 마진이 없는 밀어내기 철강 수출을 늘리면서 주요 선진국들은 물론 신흥국들도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세계 무역 분쟁을 심화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