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각종 지표 부문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관이음쇠 제조업체들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지금까지 165억6000만달러(약 23조 원)를 수주해 연간 목표 135억달러(약 18조6000억 원)의 120%를 달성했다. 한화오션도 지금까지 53억달러(약 7조3,000억 원)를 수주해 지난해 실적(약 32억달러)을 넘어섰다. 삼성중공업만이 아직 연간 수주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상태로 지금까지 49억 달러(약 6조5,000억 원)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치(97억 달러)의 절반 이상을 채웠다.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HD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영업이익이 3,7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8.7% 급증했다. 삼성중공업도 2분기 1,307억 원으로 10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00억 원을 돌파했다. 한화오션은 2분기 소폭 적자에도 상반기 기준 흑자전환했다.
선박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87.98로 조선업 슈퍼사이클의 정점이던 2008년 9월 191.6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신조선가지수는 2020년 11월부터 44개월 연속 상승세다. 신조선가 지수가 높을수록 조선소가 비싼 가격에 선박을 수주했다는 뜻이다.
통상 조선사가 수주를 받고 선박을 인도시키기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리며, 중간중간 돈을 정산받는 구조다. 지금의 실적은 2~3년전 수주가격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실적인 만큼, 시간이 갈수록 지금보다 조선사들의 실적이 더 좋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산업용 피팅은 석유화학, 조선, 플랜트 등 전방산업의 설비나 구조물에 설치되는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 관이음쇠를 말하는데 최근 조선업 및 에너지 시장 호황을 맞아 실적이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피팅(Fitting)은 조선/해양/건설 등 전방산업의 설비, 구조물에 설치되는 배관재를 연결하는 관이음쇠를 말한다. 용접용 피팅은 대형 배관의 연결에 사용되며 계장용 피팅은 주배관 주변에 부착돼 설비의 운영 상황을 계측, 제어하거나 시료를 체취하는데 사용된다.
최근 고유가와 글로벌 에너지 산업 재편에 따라 피팅산업이 대호황 초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피팅산업은 글로벌시장에서 국내 조선해양 및 플랜트 건설업체들의 수주가 늘어나면 시차를 두고 주문이 급증하는데 과점체제가 유지되면서 피팅기업이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이다.
관이음쇠 전문 생산기업 성광벤드는 LNG수주를 바탕으로 배관자재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광벤드는 미국과 캐타나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LNG터미널 수출시 탱크나 배관이 필요한대 이때 필요한 물품을 성광벤드에서 수출하고 있다.
비엠티의 경우 지난 3월초 세계 최대 석유업체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로부터 제품 판매에 대한 인증을 받았다. 인증된 제품은 ▲튜브 피팅 ▲볼밸브를 포함한 계장용 밸브 ▲매니폴드 밸브 등 총 6개다. 이는 국내 피팅·밸브 기업이 승인받은 사례 중 가장 많은 품목이다.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방산업 호조에 따른 수주 물량 증가, 해외 물류난 완화에 따른 운송비 감소, 생산 효율화를 통한 원가절감 등의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