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로 내수 시장의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중국 철강업체들이 밀어내기 수출을 지속하면서 올해 중국의 철강 수출이 1억 톤을 초과하여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의 철강금속 전문 미디어 MySteel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연간 1억~1억10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건설 및 부동산 장기 침체와 제조업 경기 둔화로 인해 중국 내수시장의 철강 수요가 감소하면서 중국 철강 생산업체들이 동남아시아 및 유럽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산 철강이 세계 시장에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글로벌 철강 가격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다른 국가들의 철강업체들에 대한 경쟁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러 국가들이 자국 철강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을 상대로 무역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올해 중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3배로 늘렸고, 유럽연합(EU)과 캐나다도 새로운 관세를 부과했다.
올해 상황이 예년과 다른 점은 주요 선진국들 뿐만 아니라 신흥국들도 중국산 철강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브라질과 칠레,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은 이미 중국산 철강에 대해 관세 부과와 원산지 확인 등을 통해 강력한 규제를 시행 중이며, 최근에는 아세안과 인도 또한 관세 인상을 포함한 수입 규제 강화를 준비 중이다.
특히, 아세안 국가들의 경우 중국 철강업체들의 역내 생산능력 확대로 인해 자국 철강업체들의 생존 위기가 심화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중국 철강업체들의 투자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이 주요 선진국들과 신흥국들이 모두 중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저가 수출에 대해 중국 철강업계 내에서도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강철공업협회(CISA)는 철강업체들에게 ‘가격 경쟁’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이와 같은 과도한 공급은 철강 가격 지수가 8년 만에 최저치로의 하락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하지만 CISA의 노력에도 저가 수출 문제의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 활동과 건설 경기 둔화로 인해 국내 수요가 급감하면서 철강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 정부는 새로운 철강 공장에 대한 승인을 중단하며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올해 중국의 철강 수출은 유럽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열연강판과 같은 제품에서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유럽은 중국산 철강에 대해 18.1% 이상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 내수 가격 하락으로 인해 관세를 포함하더라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최대 철강 생산업체인 바오우강철그룹(Baowu Steel Group)은 2008년과 2015년의 철강 위기보다 더 심각한 ‘긴 겨울’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철강업체들은 올해 첫 7개월 동안 28억 위안(약 3억9,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MySteel에 따르면 중국 철강 공장의 1%만이 수익을 내고 있다.
한편 향후 중국의 철강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철강 시장의 가격 압박과 무역 갈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국은 자국의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무역 환경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또한, 중국 내수 시장의 회복 여부에 따라 중국 철강업계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