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자동차와 조선을 제외한 건설 및 중장비, 기계산업 등 주요 전방산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선재업계의 주요 수출입 품목 중 연강선재를 제외한 전 품목의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철강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8월 누적 기준 연강선재 수입은 22만9,65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3% 감소했으나, 경강선재와 STS선재, 와이어로프와 전기용접봉 수입은 각 1만9,154톤, 4만2,711톤, 2만9,991톤, 9,12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1.4%, 0.6%, 7.9% 증가했다.
연강선재의 경우 4, 5월을 제외하면 줄곧 전년 대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은데 이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국내 건설 경기가 최악의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입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코스틸과 제이스코홀딩스 등 주요 연강선재업체들은 모두 역성장을 기록한 상황이며, 실질적인 수입재의 영향력에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강선재의 경우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은 자동차용 스프링 등에서는 큰 변동이 없었으나 건설 및 산업재 부문의 수입 물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수입 물량도 증가했다. 품목별로 경강선과 마봉강 등은 국내 제품들이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형PC강봉과 PC강(연)선 등 건설재의 경우 수요가들이 저가의 중국산 제품 채택을 우선시하고 있어 당분간 수입 물량 증가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STS선재는 올해 전체 국내 수요는 자동차 부문 호조에도 건설 및 기계 부문 수요 둔화로 인해 다소 감소한 편이나 수요가들이 저가 소재 채택을 늘리면서 전체 수입 물량도 증가했다. 국내 STS선재업계가 기존의 유럽 및 미국산 수입재를 대체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늘리면서 해당 국가들로부터의 수입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범용재 비중이 높은 건설 부문 자재의 경우 수요가들이 가격 위주로 소재를 채택하면서 전체 수입 물량은 내수 부진에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와이어로프는 국내 조선업 경기는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대체소재 채택 증가, 건설 부문 침체로 인해 국내 수요는 오히려 감소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수입 물량이 소폭 증가한 이유는 수요가들이 저가 소재 채택을 늘렸기 때문이다. 국내 와이어로프 제조업체들은 수출시장 개척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고 있어 DSR제강과 고려제강 등 주요 제조업체들의 실적은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국내 범용재 시장에서 중국산 수입재의 영향력이 날로 강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전기용접봉은 자동차와 조선 부문에서는 국내산 소재 위주로 채택이 이뤄지고 있으나 건설 및 산업재 부문에서 수요 부진에도 마진 압박에 따른 수요가들의 저가 중국산 소재 채택이 늘어나면서 수입 물량도 증가했다. 전기용접봉의 경우 자동차 및 조선용 소재는 국내 업체들이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건설 및 산업재 부문에서는 가격 위주로 소재를 채택하고 있어 내수 부진에도 수입 물량이 증가했다.
이처럼 선재업계의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보면 자동차와 조선 부문 호조로 인해 국내산 제품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경강선과 고부가가치 STS선재, 와이어로프와 전기용접봉 등은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나 건설 및 산업재 부문의 수요가 많은 범용재 시장에서는 중국산을 포함한 저가 수입재의 시장 잠식이 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선재업계에서는 국내 선재업계의 신시장 개척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도 중요하지만 국내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