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낮은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 장악에 성공한 일본산 열연강판의 인기가 올해는 다소 시들해졌다. 글로벌 철강 시황 악화로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가격도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국내 철강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낮아지며 일본산을 찾는 손길이 다소 줄었다는 설명이 나온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누계 기준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량은 125만6천 톤을 기록해 전년 대비 17.5% 줄었다. 이에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은 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은 약 213만 톤을 기록하며 2019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으나, 올해 수입은 전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올해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량 감소는 가격 영향이 컸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105만~110만 원 안팎을 나타냈다. 반면 일본산 열연강판 평균 수입가격은 톤당 550~680달러 수준이며 수입원가는 70만~90만 원이다. 지난해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원가는 국산 가격 대비 최대 35만 원가량 낮았다.
일본산 열연강판이 국산 가격 대비 현저하게 낮은 가격을 나타내자, 냉연판재류 제조 등 하공정 철강업계는 일본산 열연강판 매입을 크게 늘린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산과 일본산의 가격 격차가 상당히 벌어져 있었다”라며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모두 갖춘 일본산의 인기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올해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과 일본산 수입가격은 유사한 수준을 형성하고 있으며, 4월과 7월의 경우 환율 변동으로 인해 일본산 수입원가는 국산 가격을 웃돌기도 했다. 더욱이 하공정업계 등 실수요향 열연강판 판매가격은 국내 유통가격 대비 낮은 수준을 형성하기 때문에 국산 제품과 수입산의 가격 격차는 더욱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본지조사지난 1분기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85만~88만 원 수준을 나타냈으며, 2분기에는 82만 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원가는 톤당 80만~84만 원 수준을 기록해 가격 격차가 전년 대비 급격하게 좁혀졌다.
특히 지난 4월의 경우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원가는 국산 유통가격 대비 4만 원 이상 높은 가격을 나타내기도 했으며 지난 7월에도 일본산 수입원가는 국산 유통가격을 소폭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진행됐던 열연강판 관련 반덤핑 이슈와 함께 수입가격 변동 영향으로 올해 수입량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내수 열연강판 가격은 국내 가격을 크게 웃돌고 있다. 9월 기준 일본 내수 열연강판 평균 가격은 톤당 756달러(한화 약 100만9천 원)로 지난 7월 대비 50달러 가까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