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산업계가 탈탄소화를 위해 수소환원제철기술 개발과 직접환원철(DRI)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이 그린 스틸 경쟁에서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에너지 경제 및 금융 분석 연구소(IEEF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MENA 지역의 철강업체는 재생 에너지 및 가스, 수소 등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이점을 활용하여 철강 생산의 탈탄소화를 위한 글로벌 노력의 선두주자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IEEFA에 따르면 MENA 철강산업은 간접 배출(범위 2)을 크게 줄이기 위해 재생 에너지원을 에너지 믹스에 빠르게 통합해야 한다. 직접 배출(범위 1) 측면에서 그들은 가스에서 수소로 점진적으로 전환하고 가스 DRI 플랜트를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에 있다.
실제로 MENA 지역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 에너지 자원이 풍부하여 철강산업의 에너지 공급원으로 활용하기 쉬운 편이며, 그린 수소 생산비용도 낮아 기존에 천연가스 위주로 생산하던 DRI 플랜트에 천연가스와 그린 수소를 혼합한 연료를 채택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글로벌 생산자들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DRI 활용을 확대함에 따라, 수십 년 동안 DRI를 생산해 온 MENA 철강회사들은 경쟁사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의 발전용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유럽 ETS 시행과 같은 탄소 집약적 철강에 대한 국제적 제한이 강화됨에 따라 주요 장애물이 되고 있다.
물론 아직은 MENA 지역이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나 글로벌 기업들과의 합작투자 및 역내 국가들의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재생 에너지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MENA 철강업체들은 그린 수소 관련 프로젝트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그린 수소의 가장 큰 소비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MENA 철강업계가 탈탄소화를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DRI 시장에서 MENA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DRI 생산 용량은 2030년까지 1억7,5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MENA는 이 성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IEEFA에 따르면, DRI의 연간 글로벌 무역은 2050년까지 8,500만 톤에 도달할 것이며, 글로벌 수출의 거의 절반이 이 지역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MENA 지역에서 저탄소 프로젝트에 대한 여러 발표는 DRI와 선철, 그린 스틸로의 전환이 이미 이곳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IEEFA는 “이 지역이 점차 재생 에너지로 구동되는 더 깨끗한 전력망으로 전환함에 따라, 이 전환 기간은 EU의 철강 생산자와 MENA의 DRI 생산자 간의 협력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