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출국들의 수입 규제와 부동산 부문 장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에도 국경절 연휴를 앞둔 유통 및 수요업계의 재고 확보 및 기존 재고 소진, 원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중국의 철강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4주차 상하이와 톈진의 판재 가격은 톤당 20~160위안, 건설재 가격은 톤당 40~190위안 상승했다. 다만 톈진의 아연도금강판은 톤당 70위안, 100mm H형강 가격은 톤당 10위안 하락했다.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전방위 수입 규제 강화와 EU의 전기차 관세 인상, 주요 신흥국들의 수입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중국의 제조업 경기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대비 0.3%p 하락한 49.1%를 기록했다. 중국 제조업 PMI는 4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밑돌며 경기 위축 국면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철강산업의 최대 수요처인 부동산 부문 또한 장기 침체를 보이고 있다. 시장분석기관 CRIC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상위 100대 부동산업체의 매출액이 2,512억 위안(약 47조원)으로 전월 대비 10% 하락했다. 8월은 중국 부동산업계에서 전통적인 비수기로 분류되지만, 작년 8월과 비교하더라도 매출 감소 폭이 26.8%에 달했다.
이와 같은 수요 부진에도 철강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공급 측면의 변화가 컸기 때문이다. 고로 가동률 상승으로 생산은 증가했으나 재고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전체 공급 물량도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Mysteel에 따르면 9월 4주차 주요 5개 철강제품의 생산량은 823.05만 톤으로, 전주 대비 15.03만 톤 증가했다. 그리고 제강사들의 5대 철강제품 재고 물량은 전주 대비 4.9% 감소한 380만 톤으로 2017년 12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통업계의 5대 철강제품 재고 물량은 전주 대비 6.3% 감소한 1,510만 톤으로 작년 12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료 가격의 경우 9월 4주차 수입 철광석 가격은 톤당 718~722위안으로 전주 대비 톤당 38~39위안 상승했고, 전국 45개 도시의 철스크랩 가격은 톤당 2,079위안으로 전주 대비 39위안 상승했다. 코크스 가격은 전주 대비 톤당 70~75위안 올랐다.
게다가 유통업계와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철근 신국가표준 시행으로 인해 재고 소진에 주력한 데다 일부 수요가들이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재고 확보에 나선 것도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신규 제철소 건설을 중단시킨 데다 제강사들의 감산도 지속되고 있어 공급 감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근 중국 정부의 금융 정책 강화로 부동산 경기 부양책도 확대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겨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와 아세안은 성수기 진입에 따른 건설 투자 확대와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에 따른 역내 제조업 설비 투자 확대로 철강 수요 호조가 지속되고 있으나 역내 철강업계의 생산능력 증가와 중국산 저가 수입재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인해 철강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인도와 아세안은 제조업 부문의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몬순시즌 종료로 인해 건설 부문 철강 수요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역내 생산능력 확대 및 수입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도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이 약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일본은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 경기 둔화에도 유통업계 및 수요업계의 재고 감축으로 판재 가격은 보합 수준을 유지했고, 제강사들의 출하가격 인상에도 고금리에 따른 주택시장 부진으로 인해 건설재 가격 또한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일본 철강시장은 재고 감소와 출하가격 인상에도 수요산업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철강 가격이 보합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미국 철강시장은 제강사들의 가동률 하락과 완제품 수입 감소로 공급 물량이 감소한 가운데 자동차와 에너지 부문 경기 호조 등으로 인해 판재 가격은 소폭 상승했으나,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건설 부문 침체로 인해 건설재 가격은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 철강시장은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자동차와 에너지, 인프라 부문 수요가 유지되고 제강사들의 가동률 하락에 따라 공급도 감소하고 있어 철강 가격이 소폭의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유럽은 유통업계의 재고 감소와 아시아산 저가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 강화에도 공급망 충격과 에너지 대란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 고금리로 인한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했다. 유럽 철강시장은 저가 수입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으나 자동차와 건설업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뚜렷한 감산 움직임도 없어 당분간 철강 가격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