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용 후판 판매량이 2년 연속 줄어든 가운데 중국산 후판 수입은 역대급 물량을 자랑했다. 국내 조선 산업 업황 개선으로 후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국산 판매는 줄어들고 수입산 물동량만 증가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국산 조선용 후판 판매는 약 160만5천 톤으로 전년 대비 6.5% 줄었다. 올해 조선용 후판 판매량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던 지난 2020년 실적(약 159만3천 톤)과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 국산 수요는 조선업황 부진으로 저점을 형성했던 지난 2017년 상반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셈이다. 당시 국산 조선용 후판 판매량은 148만 톤을 나타낸 바 있다.
반면 중국산 후판 수입 물동량은 급격히 늘었다. 상반기 중국산 후판 수입은 약 77만7천 톤을 기록해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특히 올해 중국산 후판 수입은 지난 2016년 상반기 93만 톤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이후 국내 조선업황이 개선됨에 따라 국내 후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올해 국내 후판 수요가 전년 대비 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후판 수요는 약 860만 톤대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조선 수요 증가에 따라 900만 톤에 근접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올해 수요는 조선용과 비조선용 모두 저조한 상황이며 국산 판매는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국내 후판 수요는 400만 톤을 소폭 넘겼다. 국산 판매량은 조선용 후판이 6.5% 감소했으며 비조선용을 포함하면 10% 이상 줄었다.
국산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수입 물동량은 증가한 모습이다. 특히 중국산을 중심으로 저가재 유입이 대폭 늘며 전체 시황을 끌어내리는 형국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산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라며 “조선용 시장에서 비중이 높던 일본산의 자리마저 중국산이 대체하며 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하절기 이후 중국 철강 가격 급락에 따라 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의 가격은 연일 낮아지고 있다. 9월 하순 기준 중국 철강업계의 한국향 후판 오퍼(Offer)가격은 톤당 400달러 중후반대까지 하락했다.
이에 중국산 후판 비중 증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조선업계를 중심으로 중국산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월 25일 실적발표회에서 “중국산 비중을 20%에서 25% 이상 늘려가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