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강 시황 부진과 이에 따른 철강 수요 약화로 쇳물 생산 비용이 하락했다. 철광석과 원료탄 등 철강원료 가격 하락에 따라 쇳물값도 하락하는 추세다. 이에 올해 3분기 제선원가는 지난 2020년 4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형성했다.
이와 함께 철강원료 가격이 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며 4분기 제선원가는 3분기 대비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제조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으나, 시황 악화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본지가 추정한 올해 3분기 국내 철강 제조업계의 제선원가는 톤당 297.2달러(중국 CFR 기준, 원료 투입에 따른 단순 추정치)로 직전 2분기 대비 톤당 38.8달러, 11.5%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기준 제선원가는 지난 2020년 4분기에 기록한 톤당 284.2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제 쇳물 1톤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이보다 많이 투입된다.
지난 2분기 제선원가는 톤당 336.1달러를 나타낸 바 있다. 국내 철강업계의 제선원가는 지난해 4분기 427달러를 기록한 이후 2개 분기 연속 400달러를 웃돌았으나 2분기에 이르자 300달러대로 내려앉았다.
더욱이 3분기 계절적 비수기 시장에 진입하자,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은 급격하게 하락하며 제선원가 또한 이전 분기 대비 크게 하락한 모습이다.
지난 2분기 철광석 가격은 톤당 110달러 이상을 기록했으며 원료탄 가격도 240달러대를 형성했다. 반면 3분기 철광석 가격은 90달러대를 나타내고 있으며 9월 중순 한때 80달러 후반대까지 하락한 바 있다. 원료탄 가격 또한 170달러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이에 3분기 제선원가는 톤당 297.2달러 수준으로 2분기 대비 40달러 가까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철강업계는 중국을 중심으로 지속된 철강 수요 부진의 영향으로 철강원료 가격은 더욱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인도 등 신흥국을 제외하면 올해 철강 수요는 저조한 상황”이라며 “원료 가격 또한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2024년 4분기 철광석 가격이 톤당 85달러를 형성할 것이라며, 기존 예상치인 100달러에서 15달러 하향 조정했다.
한편, 제선원가 하락의 영향으로 제조업계는 원가 부담을 일부 덜었지만, 4분기 국내 철강 가격 하락에 따라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발 저가 물량 유입에 따라 국내 가격 급락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9월 하순 기준 국산 열간압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70만 원 중후반대를 형성하며 지난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