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산업계와 주요국들이 탈탄소화를 추진하면서 전기아크로(EAF) 생산능력이 확대되고 원료인 철스크랩 외에 선철과 직접환원철(DRI), 열연탄철(HBI)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의 철강업체 메트인베스트그룹(Metinvest Group)의 CEO인 유리 리젠코프(Yuriy Ryzhenkov)는 지난달 말 이탈리아 비첸차에서 열린 ‘사이더웹 2024 포럼(Siderweb 2024 Forum)’에서 “세계 철강산업의 탈탄소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존의 고로/산소로(BF/BOF) 공정을 대체하여 전기아크로(EAF) 생산용량이 확대될 것이다. 하지만 EAF 생산용량 증가에 비해 철스크랩 발생이 단기간 내에 증가하기는 어려우며 철스크랩의 공급 부족은 지속될 것이다. 이로 인해 선철과 DRI, HBI의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젠코프에 따르면 수소환원제철이 아직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현재 그린 스틸 생산을 위한 핵심기술은 EAF이며, 주요 제강원료는 철스크랩이다.
실제로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기존의 고로를 EAF로 대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들도 EAF 생산용량을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EAF 생산용량이 확대되면서 주요 원료인 철스크랩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 또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철스크랩은 국가별로 수급 상황이 현저하게 다르며, 최근에는 철스크랩이 풍부한 선진국들이 수출 제한을 추진하면서 이로 인한 신흥국들과의 무역 갈등도 확대되는 추세이다.
리젠코프는 “철스크랩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기존의 철스크랩에 선철, HBI, DRI와 같은 제강원료를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세계 원자재 및 재활용업계에서는 고품질 철스크랩의 부족을 줄이기 위해 저품질 철스크랩을 불순물이 없는 고품질 제품으로 가공하는 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전에는 철스크랩 공급업체들 사이에서 이러한 장비가 수요가 없었지만 탈탄소화가 본격화된 이후에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리젠코프는 “철스크랩 가공 장비에 대한 글로벌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기존의 선진 시장은 물론 신흥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주요국들이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를 가속화하면서 선철과 DRI, HBI의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며, 철스크랩의 경우 현재 일시적으로 수급 압박을 받고 있지만 앞으로 더 저렴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메트인베스트는 이탈리아의 철강 제조설비 전문기업 다니엘리(Danieli)사와 함께 이탈리아에 고품질의 그린 스틸 완제품 제강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해당 공장의 제강 원료는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올 계획인데 이를 위해 메트인베스트는 우크라이나에 DRI/HBI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