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친환경·효율 3박자 잡은 스틸크리너, 탈지제 시장 체인저 되나

기술 2025-07-14

친환경 성분을 바탕으로 제조된 무독성 저온 탈지제 스틸크리너가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스틸크리너는 기존 탈지제의 한계점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범 적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지제는 도금강판 제조 공정 시 강판 표면에 잔류한 유분 및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제품이다. 강판의 탈지가 미흡할 경우 도금성분과 강판의 융화가 잘 이뤄지지 않아, 탈지는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로 여겨진다.

현재 철강업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탈지제는 수산화나트륨(NaOH), 수산화칼륨(KOH) 등 염기성이 높은 성분으로 이뤄진 고농도의 알칼리성 용액이다. 공정에 없어서는 안 될 제품임에도 기존 알칼리성 탈지제에 대한 업계의 지적은 계속됐다.

우선 성분 자체로 독성을 지닌 탓에 환경과 인체 모두에 유해하다. 중화로 인해 발생하는 다량의 찌꺼기는 폐수처리 문제 등을 일으켜 처리 비용을 발생시킨다. 또 탈지제의 누액이 나타나면 설비에도 녹을 유발하며, 설비의 수명을 단축하고 성능을 낮출 수 있다.

인체에 닿을 시 문제는 더욱 치명적이다. 탈지제의 접촉 부위에 따라 안구 및 호흡기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상온 상태가 아닌 온도를 60~70도의 고온으로 승온시켜 공정에 투입되는 만큼, 화상의 위험도 크다.

이런 문제가 특히 부각되는 상황은 부득이하게 진행 중인 설비를 점검해야 할 때다. 설비 점검을 위해 근로자를 투입하자니 누액으로 인한 사고가 걱정되고, 그렇다고 점검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상술한 문제점들에 대한 아우성이 계속되자, 최근 금속 가공업체 TTM은 친환경 무독성 저온 탈지제 ‘스틸 크리너’를 개발했다. 기존 탈지제와 달리 친환경 계면활성제를 베이스로 제조된 스틸크리너는 고 염기성 성분을 함유하지 않아 환경 및 인체에 무해하다. 아울러 25~30도의 저온 상태에서도 강한 세척력을 발휘해 승온으로 인한 에너지 부담도 줄어든다.

공장에서 월마다 사용되는 탈지제가 많게는 40톤까지 달하는 만큼, 이를 고온으로 가열하는데, 소모되는 에너지도 상당하다. TTM측에 따르면 스틸크리너는 별도의 승온을 거칠 필요가 없어 탈지 설비 가동 시 사용되는 에너지 비용의 95% 절감할 수 있다.

재사용 측면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이물질 탈지를 완료한 스틸크리너액에서는 4시간 후부터 자동 유수 분리가 90% 이상 진행된다. 때문에 사용 업체는 표면에 분리된 유분을 제거하고, 불순물을 전부 걸러낸 탈지제를 재사용할 수 있다. 이는 공정에서 사용되는 탈지제의 양을 크게 낮추며 매출 원가 절감에도 이바지할 전망이다.

실험으로 검증된 탈지력

아무리 환경 측면으로 무해하고 가성비가 좋아도, 탈지제의 존재 이유인 세척력이 약하다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스틸크리너는 이물질의 화학 구조 변형을 통해 고농도의  염기성 성분 없이도 뛰어난 탈지력을 확보했다.

도금재의 소재로 사용되는 미소둔강판(FullHard)은 제조 시 가해지는 열과 압력에 의해 표면에 자화철을 형성한다. 일종의 이물질인 자화철의 화학식은  Fe₃O₄로, 1개의 Fe²⁺ 이온과 2개의 Fe³⁺ 이온이 각각 1개의 산소 이온과 결합한 구조를 지닌다.

이때 산소 이온은 수많은 분자를 서로 끌어당기며 덩어리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스틸클리너는 이러한 분자구조에 착안해 접합 역할을 하는 산소 이온을 제거함으로써, 기타 분자들이 더 쉽게 제거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원리를 바탕으로 한 스틸크리너의 탈지력은 이미 실험을 통해 검증됐다. TTM은 기존 탈지제로 세척된 강판과 스틸크리너로 세척된 강판 표면에 물방울을 떨어뜨려 친수성을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왼쪽은 기존 알칼리성 탈지제가 적용된 강판, 오른쪽이 스틸크리너가 적용된 강판. 오른쪽 강판의 물방울이 더욱 넓게 퍼져있음을 알 수 있다.왼쪽은 기존 알칼리성 탈지제가 적용된 강판, 오른쪽이 스틸크리너가 적용된 강판. 오른쪽 강판의 물방울이 더욱 넓게 퍼져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강판 표면이 잘 세척돼 이물질이 적을수록 강판의 친수성은 증가한다. 때문에 강판에 물방울을 투여할 경우 세척이 잘돼 친수성이 높은 강판에는 물방울이 더 잘 스며들어 물방울의 넓고 얕은 각도로 퍼진다. 즉 물방울의 각도는 강판의 세척 정도와 반비례 관계를 맺게 되는 셈이다.

실험 결과 물방울은 스틸크리너 탈지 강판에서 더욱 넓게 퍼졌으며, 물방울의 각도도 낮았다. 스틸크리너 탈지 강판 표면에 이물질이 더 적어 기존 제품이 적용된 강판 대비 친수성이 높았음을 의미한다.

탈지제의 제거에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스틸크리너 적용 강판 표면의 pH는 중성을 띄며, 물 세척 시 탈지제의 표면 잔류 문제도 거의 없음이 증명됐다.

실험을 통해 탈지력이 검증되며 국내 업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중 국내 최대 도금·컬러강판 제조업체 동국씨엠이 아주스틸 김천 EGL 공장에 스틸크리너를 시범 적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의 월 25~30톤 수준으로, 막대한 양의 탈지제가 스틸크리너로 대체됐다.

지난 7일부로 실 공정에 적용된 가운데, 철저한 실험을 통해 성능이 검증된 만큼 호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공장 관계자는 “후물재 도금 시 소재 형상이 C형반곡으로 브러쉬롤이 닿지 않는 부분은 탈지 불량이 발생하던 문제가 해결됐다”라며 “전처리 존에 수산화나트륨, 수산화칼슘의 기반을 둔 기존의 탈지액과 달리 사용 시 발생하는 가스가 냄새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용 온도가 상온으로 원가 절감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데다, 탈지제 사용량도 절반 이하로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탄소중립 국면 맞물리며 경쟁력 더욱 제고

 

내년 유렵연합 탄소국경제도(EU CBAM) 이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도 탄소 감축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탄소국경제도가 실시되면 EU 국가로 제품을 수출할 때 해당 제품 생산 시 배출된 탄소량에 따라 제품 판매 가격이 상승한다. 마치 관세와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 이 제도의 시행으로 그간 권고사항이었던 탄소 감축이 이제는 사실상 강제됐다는 평가다.

EU는 국내 도금강판 업계의 주요 수출처 중 하나다. 이에 TTM측은 “스틸크리너가 강판 제조 시 발생하는 탄소량을 획기적으로 낮춰 제품 경쟁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 배출을 측정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표준 배출 계수를 사용하는 방식이고, 두 번째는 전과정평가(LCA)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검증 신청자는 필요에 따라 원하는 방법을 선택해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평가받을 수 있다.

전과정평가 방식은 생산 시 사용되는 설비 및 공정을 세분화해 탄소배출을 측정함으로써, 표준 배출 계수 대비 정확하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친환경 인증 획득, ESG평가 등 기업의 관심도가 높은 프로젝트에 주로 적용된다.

스틸크리너는 전과정평가에 강점을 발휘할 전망이다. 상술했듯 고온으로 사용되는 기존 탈지제는 가열을 통한 승온이 필수적이다. 이때 승온원료로 사용되는 에너지는 스팀 보일러 연료 연소로, 탄소 배출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킨다. 반면, 보일러의 가열을 요구하지 않는 스틸크리너는 업체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 인정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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