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철강업종 Scope 3 배출량 산정 안내서’ 최초 발간…철강업 공급망 탄소관리 시동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이 철강업종을 대상으로 한 ‘Scope 3 배출량 산정 안내서’를 처음으로 발간했다.
안내서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5%, 산업 부문의 35%를 차지하는 철강산업이 가치사슬 전반의 간접 배출량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했다.
Scope 3 배출량이란 기업이 직접 통제하지 않는 공급망·제품 사용·폐기 등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이다. 철강기업의 Scope 1(직접배출)과 Scope 2(전력 등 간접배출)는 이미 배출권거래제·목표관리제를 통해 관리되고 있지만, 원료 조달부터 고객사의 제품 가공·사용·폐기까지 이어지는 Scope 3는 사실상 의무 산정 체계가 없었다.
다만 기후부와 KEITI은 국제 규제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철강업계를 위한 Scope 3 안내서를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럽의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은 Scope 1·2·3 전체 배출량 공시를 의무화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기후기업데이터책임법(SB 253)은 2027년부터 Scope 3 공시를 의무화한다. 국내에서도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기반 ESG 공시 로드맵이 2028년(2027회계연도)부터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단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특히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2026년 1월 본격 시행과 함께 수입 철강 제품의 내재 배출량에 탄소 비용을 부과하며, 원자재·전구물질 단계의 업스트림 배출량까지 포함한다. 이에 안내서는 “Scope 3 배출량을 직접 의무화하는 규제는 아직 없지만, CBAM·CSRD·CSDDD 등 다각화된 규제를 통해 사실상 간접 의무화가 진행 중”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안내서에 따르면 GHG 프로토콜(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및 보고에 관한 국제 표준)이 정의하는 Scope 3는 15개 카테고리로 구분된다. 철강산업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카테고리 1(구매한 제품 및 서비스)로, 전체 Scope 3 배출량의 30%, 전체 Scope 1·2·3 배출량의 8%를 차지한다. 철광석·유연탄·철스크랩 등 주요 원자재 조달 과정의 배출량이 핵심이다.
아울러 카테고리 11 ‘판매된 제품의 사용’도 Scope 3의 29%를 차지하지만, 철강이 자동차·조선·건설 등 다양한 최종재에 녹아드는 중간재 특성상 실제 산정까지 이어진 사례는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안내서는 고로·전기로 생산 공정별로 소결 공정의 석회석, 제선 공정의 소결광·코크스·미분탄, 제강 공정의 합금철 등 공정 단계별 주요 원자재 목록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산정 방법론은 공급사 기반(1차 데이터 활용), 혼합법 기반, 평균값 기반, 비용 기반의 4가지를 단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안내서가 강조하는 것은 ‘완전성’과 ‘실무 가능성’ 사이의 균형이다. 모든 배출원을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현실적 데이터 한계를 고려해 GHG 프로토콜의 최소산정기준(De Minimis)을 인정한다. 단, 총 Scope 3 인벤토리의 5% 이상을 제외할 수 없다는 SBTi 기준을 참고해 중대성 기준을 설정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파편화된 규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 통합 관리 체계 구축을 강하게 촉구했다. CSRD·캘리포니아 기후 공시는 GHG 프로토콜 기반인 반면, 국내 배출권거래제와 환경정보공개제도는 국내 ‘배출량 보고 및 인증 지침’을 따른다. CBAM은 또 별도의 이행 규정이 적용된다. 규제 유형별로 산정 경계·배출계수·온실가스 범위가 상이해 기업들이 개별 대응할 경우 중복 비용과 데이터 불일치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안내서 발간을 계기로 철강업계의 Scope 3 공시가 수년 내 의무화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산업이 '그린 스틸' 조달 요건을 강화하는 추세 속에서, 저탄소 철강 제품의 전과정(LCA) 탄소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는 철강사는 수주 경쟁에서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안내서는 “Scope 3 배출량 산정은 단순 규제 준수를 넘어 실효성 있는 감축 전략 수립과 지속 가능한 경쟁력 강화의 기반”이라고 밝혔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가 정부가 마련이 이번 철강업계 Scope 3 산정 안내서를 출발점으로, 공급망 탄소 데이터 인프라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향후 글로벌 탄소 규제 시대의 경쟁력 유무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철강업종을 위한 Scope 3 배출량 산정 안내서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홈페이지 관련 게시판(https://www.keiti.re.kr/site/keiti/ex/board/View.do?cbIdx=277&bcIdx=4022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내서에서 정리한 글로벌 Scope 3 산정치 요구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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