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대란 막은 중동 우회 물류
이란 전쟁으로 알루미늄 시장에 대규모 공급 충격 우려가 제기됐지만, 중동 제련소들의 우회 물류 대응과 중국·인도네시아의 공급 확대가 가격 급등을 제한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중동 지역 알루미늄 제련소들이 원료 부족으로 수 주 내 감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특히 해당 지역이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약 1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알루미늄은 원유·가스 외에 전쟁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는 품목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최근 중동 제련소들은 알루미나 등 원료 확보를 위해 복잡한 물류 대응에 나서며 대규모 생산 차질을 일부 방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선박은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이른바 ‘다크 트랜짓’ 방식으로 알루미나를 운송했으며, 오만 항만에 하역한 뒤 트럭으로 제련소까지 운송하는 방식도 활용됐다.
선박 추적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이러한 물류 대응으로 페르시아만 지역의 알루미나 수입은 5월 들어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중동 제련소들이 원료 재고를 보충하면서 전면적인 생산 중단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공급 손실 규모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중동 제련소들의 물류 대응이 비공개로 이뤄진 데다, 실제 감산 규모가 공식적으로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간 보유 재고, 이른바 ‘그림자 재고’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도 시장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알루미늄 가격이 톤당 4,000달러에 도달하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봤다. 아시아 지역의 공급 대응과 민간 재고 소진이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중동 공급 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더디다고 보면서도 향후 1년 내 알루미늄 가격이 톤당 3,000달러 수준으로 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알루미늄 가격은 현재 톤당 3,4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기관별 수급 전망 차이도 크다. 씨티그룹은 이번 사태가 50년 만에 가장 큰 공급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약 7,600만 톤 규모의 세계 알루미늄 시장이 대체로 균형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생산 흐름도 시장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전쟁 이전에는 중국 알루미늄 생산이 연간 4,500만 톤 생산 상한에 근접하면서 공급 과잉 시대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최근 공식 통계상 중국 제련소 생산은 해당 상한을 웃도는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4월 기준 연율 환산 생산량은 약 4,700만 톤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산 수출이 늘면서 일부에서는 중국이 글로벌 공급 부족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공급 확대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알루미늄 수출이 급증하면서 신규 공급원으로서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전력 제약 속에서도 수익성이 낮아진 니켈 부문 대신 알루미늄 공장에 전력을 우선 배분할 경우 신규 생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중동 공급 회복, 중국의 높은 생산 수준, 인도네시아 신규 공급 확대가 맞물리며 알루미늄 가격이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해지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민간 재고가 소진되기 전까지 시장이 추가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결국 알루미늄 시장은 전면적인 공급 위기는 피했지만, 원료 물류 정상화와 재고 소진 속도, 중국 생산 상한 집행 여부, 인도네시아 증산 규모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야드 고객센터
경기 시흥시 마유로20번길 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