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20% 저가…中 열연, 국산 가격의 발목을 잡았다
올해 여름 중국산 열연강판이 국산보다 약 20% 낮은 가격으로 대거 유입되며 내수 시장을 압박했다.
일본산은 물량이 다소 줄었지만 7~8월 반덤핑 관세 예고 국면에서 ‘막차 수급’이 겹치며 수입은 오히려 늘었다. 이에 정부는 결국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최대 33.57%의 잠정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알렸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하절기 중국산 열연강판은 국산보다 20% 저렴한 가격으로 들어오며 사실상 가격 기준선을 장악했다.
6~8월 중국산 열연강판 수입가격은 톤당 470달러대, 수입원가는 약 69만 원에 머무른 가운데 국산 유통가격은 톤당 80만 원대 초반선을 기록했다. 석 달 연속 19.5~20.5% 격차가 유지되며, 국산 가격 상승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입재가 단순히 저가로 들어온 게 아니라, 국산 가격의 기준점이 돼버렸다”며 “국내 제조사가 가격을 올릴 동력을 차단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산 및 일본산 열연강판 대상 반덤핑 예비판정 발표가 가시화되자 7월 수입 물량은 31만 톤을 넘기며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국산은 단 두 달 만에 20만 톤을 돌파했고, 일본산도 10만 톤 이상 들어왔다.
이와 함께 7월 중국산 평균 수입가격은 톤당 477달러로 최근 5년 내 최저치였다. 철강업계는 이를 두고 “정식 부과 전까지의 유예기간을 노려, 단가가 유리한 구간에서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덤핑 러시’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일본산은 연중 누계로는 급감했지만, 반덤핑 논의가 본격화한 여름철에는 되레 물량을 늘리며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중국산은 가격과 물량 모두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며 국내 수입시장을 사실상 독주했다. 8월 수입은 18만9천 톤으로 전년 대비 36% 줄었지만, 감소분을 중국산이 메우면서 중국 의존도는 더 심화됐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9월 8일 ‘일본 및 중국산 탄소강·합금강 열간압연 제품에 대한 잠정 덤핑방지관세 부과’ 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적용 기간은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4개월이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 예비조사에서 확인된 덤핑과 국내 산업 피해 가능성에 따른 선제적 조치다.
국가별 부과율은 일본이 더 높게 책정됐다. 일본 JFE는 33.57%, 일본제철은 31.58%, 기타 공급자가 32.75%다. 중국은 바오산강철 29.89%, 벤강강판 28.16%, 기타 수출자는 33.10%다.
철강업계는 일본산에 더 높은 덤핑률이 적용된 배경으로 내수 대비 수출가격의 과도한 격차를 지목하고 있다.
한편 철강업계는 중국산 수입이 막히더라도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제3국을 통한 우회수입 가능성과 대체 공급국 오퍼를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9월 중순 기준 인도네시아산 열연강판 오퍼가격은 톤당 520달러대를 형성했으며, 베트남산 오퍼가격은 530달러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는 제3국 경로와 함께 저가 오퍼를 내세운 신흥 공급국의 부상이 향후 내수 가격 정상화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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