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이슈, ‘각자도생’ 전략 시급하다
그린란드 병합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전면적인 통상 갈등은 단순히 지정학적 해프닝을 넘어 글로벌 경제 및 산업계에 거대한 파고를 예고하고 있다. 동맹 관계인 대서양 양안의 충돌은 우리 산업의 근간인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에도 상상 이상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각자도생’ 전략 마련이 매우 시급해졌다.미국과 유럽의 갈등은 글로벌 통상 질서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의 파고가 ‘동맹’이라는 방벽마저 허물고 있는 지금, 에너지와 자원의 흐름에 민감한 철강·비철금속 산업은 유례없는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가장 먼저 우려되는 것은 ‘관세 장벽의 상시화’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다. 이미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통해 철강 수입을 제한해 왔다. 그린란드 사태로 촉발된 추가 관세가 현실화 되면, EU 역시 ‘무역 바주카포’로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한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은 수출길이 좁아지는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가전 등 전방 산업의 위축은 소재 산업 수요의 동반 하락을 불러올 우려가 크다.글로벌 공급망의 분절과 자원민족주의의 심화도 대비해야 한다. 그린란드는 희토류를 포함한 비철금속 광물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미국의 병합 시도는 단순한 영토 확장이 아니라 ‘자원 안보’를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에 맞선 EU의 대응은 핵심 원자재 통제를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구리, 알루미늄, 니켈 등 비철금속의 국제가격 변동성을 키우고,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극대화해 국내 기업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이러한 위기에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원론적인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짚어보자. 우선 정부는 ‘통상 외교의 유연성’과 ‘자원 안보’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과 EU 간의 갈등이 한국에 대한 부수적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교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다.또한 시나리오별 탈출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관세 부과 수위와 범위에 따른 수출 물량 변화를 예측하고, 피해 기업을 위한 금융 지원 및 세제 혜택의 선제적 준비도 필요하다. 이미 정례 예산이 확정된만큼 특별회계 등도 진지하게 검토할 때다. 자원 외교 채널 다변화도 중요하다. 그린란드 사태로 촉발될 광물 자원 전쟁에 대비해 동남아, 중앙아시아, 호주 등과의 자원 협력을 강화하여 공급망 독점 리스크를 분산시켜야 한다. 과거 자원외교 실패를 경험한 이후 직접적인 자원 투자에 민관 모두 매우 소극적이었다. 당장의 투자성과를 요구했으니 그럴만도 했다. 하지만 공급망 리스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만큼 핵심 광물, 원료에 대한 확보전략은 어느때보다 중요하다.철강 및 비철금속 기업들은 더 이상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 관세·탄소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그린 스틸 및 고기능성 합금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기술적 해법으로 위기를 헤쳐나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현지 가공 및 생산 설비를 확충하거나, 규제 영향이 적은 지역으로의 공급망 재편도 검토해야 한다.대서양 위기는 일시적인 폭풍이 아니라 ‘자국 우선주의’가 지배하는 새로운 국제 질서의 서막이다. 우리 철강·비철금속 산업은 그동안 대외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성장해온 저력이 있다. 지금의 불확실성을 오히려 저부가가치 구조에서 탈피하고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질적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부의 기민한 외교적 대응과 기업의 선제적 기술 혁신이 결합될 때, 우리는 그린란드발 거센 파도를 넘어 새로운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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