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수요 침체 속 내진철근 '공유지의 비극''
현대제철이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진철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진철근(SD600S)은 회사가 2017년 국내 최초 개발한 고성능 건축용 제품으로 지진에 대비한 구조물 안전에 핵심적인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최근 5년간 시장 성장폭도 250%에 달한다.
다만 이처럼 성장성이 높은 내진철근을 둘러싸고 특허권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관련 내진 기술은 한국산업표준(KS) 규격으로 통용되면서 업계 내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되고 있다. 기술 인지에 대한 판단이 모호해지면서 특허권 보호에 대한 기준 역시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현재 회사는 내진철근 관련 특허를 총 7건 보유하고 있다.
내진철근은 일반철근과 비교해 인장강도(힘에 견딜 수 있는 최대 응력) 대비 항복강도(영구 변형이 발생하는 임계 응력) 비율이 80% 이하인 저항복비로 설계된다. 일반철근보다 에너지 흡수율이 높아 건물 붕괴 전 상대적으로 대피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내진철근은 국내 구조설계 기준에서 주요 부재에 적용이 의무화돼 있으며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 법은 2층 이상의 건축물에 내진설계를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내진강재 브랜드 H CORE를 론칭한 2017년 당시 5,000톤 수준에 불과하던 내진철근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50만톤까지 성장했다. 회사는 고성능 내진철근 구현을 위해 제조 조건부터 엄격한 성분 제어, 냉각 제어, 경화율 제어 등을 거쳐 품질 확보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은 내진철근을 최초 개발한 독점적 제조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이처럼 현대제철이 기술 개발한 내진철근의 특허권을 업계에서 인정해야 하나 오래전부터 관련 기술이 KS 규격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관용적 사용이 더 익숙해진 분위기다.
이는 시장 자체가 기술 기반 경쟁이 아닌 무의미한 가격 경쟁 구조로 심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실제 최근 일부 제강사들이 수요 침체를 이유로 내진철근에 대해 추가 할인까지 단행하면서 주요 제품군의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기술 개발에는 막대한 시간과 자원이 투입되지만 정작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는 단순히 특정 기업의 피해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혁신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유력 특허를 기반으로 현재 시장에 유통 중인 일부 제품에 대해 기술 유사성을 분석 중이며 추후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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