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합금철 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들
합금철(Ferroalloy)은 철과 다른 금속 원소를 섞어 만든 합금이다. 철강 제품을 철로만 만들면 단단하지도 않고 녹도 잘 슬고 강도도 떨어지기 때문에 합금철을 첨가하여 만든다. 자동차, 선박, 건축자재, 스마트폰 가릴 것 없이 내구성 등의 향상을 위해 합금철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의 합금철 제조산업은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 산업 존립 기반이 흔들리는 심각한 구조적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생산과 판매가 급감하며 생존 자체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합금철 생산과 판매가 급감하는 주요 원인은 국내외 조강 생산 감소와 저가 합급철 수입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근본적으로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해 제조원가가 크게 올랐지만 저가를 내세운 수입재에 시장을 잠식당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제조원가가 크게 올랐지만 저가를 내세운 수입재에 시장을 잠식당했기 때문이다.실제로 업계 1위인 심팩은 지난해 주력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합금철 부문 가동률이 지난해 3분기에 5%에 불과했다. 다른 제조사들도 가동률이 최악인 상황에 있다. 장치산업은 일정한 가동률을 통해 고정비를 창출해야 하는데 5~20%에 불과한 가동률로는 제대로된 경영이 될 리 만무하다.
합금철은 글로벌 경쟁이 매우 치열한 산업이기도 하다. 중국, 인도, 브라질 등과 주로 경쟁하는데 높은 전기요금 부담으로 인해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 인도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우리의 절반 수준이고, 브라질은 2/3 정도에 그친다고 한다. 이러니 글로벌 경쟁이 될 리가 없다.이는 내수시장에도 마찬가지다. 국내 제강사들도 원가 절감을 위해 저가 수입 합금철 사용을 늘렸다. 여기에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국제적인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탄소 배출이 많은 합금철 생산방식에 대한 전환비용이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합금철은 주요 원료를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면서 전기로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업종이다. 제품에 따라 전기요금이 전체 제조원가의 30~50%를 차지할 정도다. 그런데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은 국제 연료비 상승 등을 이유로 7차례에 걸쳐 약 70% 인상됐다. 실제로 2020년 1킬로와트시당 102원 수준이던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이후 가파르게 올라 지난해 179원까지 치솟았다.
국내 조강 생산량이 2년 연속 감소하는 등 국내 철강 수요 자체가 줄어들면서 합금철 소비량도 연간 80만 톤 수준에서 60만 톤대로 급감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내 남은 합금철 물량이 한국으로 저가 유입되면서 가뜩이나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제조원가가 크게 오른 국내 합금철 제조사들의 경쟁력은 사실상 사라지며 주요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폐쇄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이에 따라 고순도 페로실리콘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K-스틸법 등을 활용하여 노후 설비 개보수 및 에너지 효율화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을 적극 활용하면서 인공지능(AI) 등을 통해 제조공정을 최적화하여 전력 소모를 줄이고 생산수율을 극대화하는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
하지만 이에 앞서 국내 제강사들의 구매정책 전환도 반드시 필요하다. 저가 수입재로 인해 제품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철강사들이 동변상련을 겪는 합금철 업체들의 상황을 외면해서는 안되지 않을까?
현재 한국 합금철 산업은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 단계에 있고, 정부의 에너지 정책적 배려와 철강사들의 구매정책 전환, 합금철 제조사들의 고도화된 기술 전환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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