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 순환경제 정책 논의 본격화... “정책 비대칭성 해소 필요”
국내 알루미늄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정책 논의가 본격화됐다. 높은 수거율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재활용 비중이 낮아 자원 안보와 탄소 규제 대응 측면에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학회가 지난 9일 충북 청주 오송&세종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산업생태학회와 충북대 순환경제융합인재양성센터와 함께 ‘알루미늄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알루미늄 재활용 효율 제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폐알루미늄캔 재활용 구조 개선과 정책 지원 방향에 대해 논의됐다.
▲아주대학교 권재원 교수가 ‘폐알루미늄캔 순환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제했다.아주대학교 권재원 교수는 ‘폐알루미늄캔 순환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제했다. 권 교수는 국내 알루미늄 캔 수거율이 약 96% 수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고품질 재활용 비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동일 용도 재활용(Can-to-Can) 비율은 2021년 33%에서 2023년 17%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 교수는 특히 수거된 폐캔 상당량이 탈산제 등 저부가 용도로 사용되거나 해외로 수출되는 ‘다운사이클링’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가 중량 중심 지원 구조로 설계돼 고순도 선별에 대한 경제적 유인이 부족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또한 철강 중심으로 설계된 국내 자원·재활용 정책 구조가 알루미늄 산업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정책 비대칭성’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제기됐다. 정부는 최근 철스크랩을 핵심 원료로 격상해 범정부 차원의 관리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알루미늄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적용 대상 주요 수출 품목임에도 체계적인 수급 로드맵이나 연구개발(R&D)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재한 상황이다.
권 교수는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은 알루미늄 스크랩을 전략 자원으로 관리하며 수출 제한이나 재활용 의무화를 강화하는 상황과 달리 국내에서는 정책적 대응이 상대적으로 늦다고 평가했다. EU는 WSR 개정안을 통해 비OECD 국가로의 스크랩 수출을 사실상 금지해 역내 자원 자립을 강제화했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지원금을 받은 전략 자원을 저가에 해외로 무방비 유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회에서 권 교수는 알루미늄 순환경제 활성화를 가로막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진단과 정책 개선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현재 현행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는 중량 중심 지원 체계로 설계돼 재활용 품질 향상을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 고순도 알루미늄 선별은 비용 증가와 회수량 감소로 경제성이 떨어지고 있으나 탈산제나 주물용 등 저부가 용도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아 다운사이클링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이처럼 제도적으로 질적 저하를 장려하는 구조적 한계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폐알루미늄 수출 구조 역시 자원 안보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 재활용 지원금이 반영된 낮은 가격으로 폐알루미늄이 해외로 유출되면서 전략 자원을 저가에 공급하고 다시 고가 원료를 수입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한 정책 대안으로는 재활용 지원 체계를 단순 중량 기준에서 품질 및 용도 중심으로 전환하는 ‘차등 인센티브(Eco-modulation)’ 도입 필요성이 제시했다. 동일 용도 재활용(Can-to-Can)이나 자동차·배터리 등 전략 산업에 공급되는 고순도 재생 원료에는 추가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탈산제 등 소모성 용도나 수출 물량에는 지원을 축소하는 방식이다. 권 교수는 이를 통해 재활용 산업의 고도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설명했다.
아울러 재활용 전 과정에 대한 디지털 추적 시스템 구축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수거부터 선별, 재활용, 최종 사용까지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 재활용 품질과 흐름을 파악하고 정책 대응력을 높이고 환경부와 산업부 간 정책 연계를 강화해 순환경제를 산업 전략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권 교수는 알루미늄 순환경제가 환경 정책을 넘어 산업 경쟁력과 자원 안보 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고품질 재생 원료 확보 시 탄소국경조정제도 대응 비용 절감과 무역수지 개선, 원자재 수입 의존도 완화 등의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향후 정책도 단순 수거 중심에서 고부가가치 순환경제 구축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충북대학교 김도원 교수는 ‘알루미늄 순환경제의 정책 이슈’에 대해 발제했다. 김 교수는 순환경제가 단순 재활용 확대가 아니라 원료 선택과 생산 공정 단계부터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산업 구조 전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알루미늄의 경우 재활용률 자체는 높은 수준이지만 고품질 재생 원료 활용이 제한되면서 ‘양적 재활용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질적 재활용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국내 재생 알루미늄 산업이 품질 기준과 분류 체계 미흡, 혼합 스크랩 선별 기술 및 인프라 부족 등으로 고부가가치 재자원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질의 스크랩이 해외로 유출되는 반면 고순도 알루미늄 원료 수입 의존도는 높은 구조 역시 폐자원 재활용에서 재사용으로 이어지는 ‘닫힌 순환 고리(closed loop)’ 형성을 저해하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EU)의 에코디자인 규정(ESPR), 디지털제품여권(DPP),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알루미늄 산업의 대응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알루미늄은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 비중이 높은 산업 특성상 제품 전 과정 데이터 확보와 탄소 관리 체계 구축이 필수 과제로 꼽힌다. 김 교수는 DPP 대응을 위한 데이터 구축과 인증 체계가 미흡할 경우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과제로는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 개선 ▲재생 원료 품질 기준 정교화 ▲순환경제 국가 로드맵 구축 ▲재생 기술 개발 및 시장 지원 확대 등이 제시했다. 특히 품질 중심 지원 체계 전환과 데이터 인프라 구축, 지역 기반 재생 산업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알루미늄 순환경제 확대가 단순 폐기물 관리 차원을 넘어 탄소중립 전략과 산업 경쟁력 확보의 핵심 요소라고 말하며 재활용 알루미늄은 원광 생산 대비 에너지 사용과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자원 효율성 제고가 무역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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