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제철, 전기강판 사업화 검토 본격화…EV 모터용 시장 겨냥

종합 2026-05-28

현대제철이 전기강판 사업화를 공식 투자계획에 포함하며 관련 사업 검토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현대차그룹 전동화 확대와 함께 EV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NOES) 수요 대응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사업 방향과 투자 범위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최근 국제 유가와 전력 요금 변동성이 커진 점도 전기차·고효율 모터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 ‘사업화’ 표현 첫 등장…전기강판 투자 검토 수면 위

현대제철이 전자공시에 제출한 2026년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향후 투자계획 항목에 미국 전기로 제철소와 LNG 자가발전, CDQ 신설에 더해 전기강판 사업화를 포함했다. 해당 항목에 반영된 전체 투자 계획 규모는 1조6,332억 원이다.

특히 전기강판이 현대제철 공식 투자 항목 명칭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진행 중 투자와 향후 투자계획에 CDQ 신설과 LNG 자가발전, 미국 전기로 제철소 등을 담아왔지만, 전기강판 관련 표현을 공식 투자 항목에 명시한 적은 없었다. 

현대제철현대제철

더욱이 단순한 ‘개발’이 아니라 ‘사업화’라는 표현이 사용된 점에 시선이 쏠린다. 개념 검토나 연구개발을 넘어 생산과 판매를 포함한 사업 단위로 검토 범위가 넓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제철 내부에서는 수년 전부터 전기강판 사업 추진 가능성을 타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현대차그룹 전동화 확대 이후 EV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NOES) 수요 대응 필요성이 커지면서 관련 논의도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V 모터용 전기강판을 사실상 외부 공급사에 의존해온 흐름을 일정 부분 줄이려는 목적도 깔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EV용 특허 공개 잇따라…기술 확보 움직임 지속

키프리스(KIPRIS)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들어 무방향성 전기강판 관련 특허 공개도 이어가고 있다. 3월 4일 출원돼 같은 달 공개된 특허에는 진공 플라즈마 분무를 활용해 냉간압연재 표면에 실리콘 코팅층을 형성한 뒤 이를 확산시키는 제조 기술이 담겼다. 

특허 배경기술에는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가 전기자동차(EV)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며 “EV는 고속 회전 특성 때문에 높은 자속밀도와 낮은 철손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고 명시됐다.

이어 5월 11일 출원돼 같은 달 공개된 특허에는 자기 특성을 개선한 무방향성 전기강판 기술이 포함됐다. 냉간압연 과정에서 강판 두께 방향의 변형률을 제어해 자속밀도를 높이고 철손을 낮추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허 문서에는 자속밀도(B50) 1.65T 이상과 철손(W10/400) 13W/Kg 이하 등의 목표 특성이 제시됐다.

현대제철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전기강판 사업과 관련해 여러 가능성을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기차용 고급 전기강판만으로 초기 생산능력을 모두 채우기는 쉽지 않아 산업용 모터·발전기 등 일반 수요까지 폭넓게 확보해야 한다는 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제품 포지셔닝과 수익성 확보 여부가 향후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전기강판 시장은 최근 글로벌 완성차·철강업계를 중심으로 투자 경쟁이 빠르게 확대되는 분야로 꼽힌다. 특히 EV 구동모터용 무방향성 전기강판(NOES)은 모터 효율과 출력, 발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로 평가받는다. 전기차 판매 확대와 함께 구조적인 수요 증가 구간에 들어섰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EV 판매 확대와 산업용 고효율 모터·변압기 보급 증가 흐름에 따라 전기강판 수요가 연 5~7%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EV 모터용 고급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완성차 업체들의 전동화 전략과 겹쳐 두 자릿수 성장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고급 EV용 무방향성 전기강판 생산이 가능한 철강사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주요 글로벌 철강사들이 EV 전용 라인 증설과 장기 공급계약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고급 무방향성 전기강판과 EV 전용 강종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해왔다. 광양 전기강판 공장을 기반으로 EV 구동모터용 제품 판매를 확대해왔으며,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 역시 상당 물량을 포스코를 통해 공급받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EV 모터용 전기강판은 사실상 포스코 중심 공급 체계가 이어져 왔다”며 “현대제철이 전기강판 사업화를 검토할 경우 그룹 차원의 소재 대응 폭도 이전보다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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