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내수부진 뚫기위한 ‘STS’의 새 먹거리…산업계 ‘클린룸’

수요산업 2026-06-22

내수 부진이 장기화 되고 있는 국내 스테인리스(STS) 산업에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부문 클린룸’이 새로운 수요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업체들도 관련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강화와 제품 기술 개발에 열중하며 시장 규모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 및 고급 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서 클린룸은 공기 중 미세 입자와 화학 오염물질을 차단하고 온·습도와 기류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필수이자 핵심 생산 공정(장소)이다. 특히 초미세 공정과 고청정도가 요구되는 클린룸의 첨단 제조 환경 특성상 STS 소재는 사실상 ‘대체 불가능한 소재’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산업 클린룸(한양이엔지 제공)반도체산업 클린룸(한양이엔지 제공)

클린룸 내부에서 STS의 쓰임새는 광범위하다. 초고순도(UHP) 가스와 약액을 이송하는 EP관·BA관이 대표적이다. 내부 표면 거칠기를 수십 나노미터 수준으로 다듬은 정밀관은 파티클 발생을 억제한다. 이에 범용 STS304 강종보다는 STS 316L 및 STS 304L 등 몰리브데넘 고(高)함량 강종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이들 산업의 클린룸에서 설비 프레임과 천장 그리드, 작업대, 배기 덕트 역시 STS 판재로 제작되고 있다. 부식성 화학물질(액체 및 기체)과 잦은 세정에 견딜 수 있으면서 경제적 합리성을 갖춘 소재는 STS 외에는 마땅치 않다는 평가다. 

특히나 최근 반도체 산업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열기로 시설 거대화 및 대규모 수요가 발생하면서 관련 STS 소재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평택 P1~P3 팹은 단일 팹 기준 수십만㎡ 규모에 이르고,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팹도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규모 공장에 천장 그리드와 바닥 그레이팅 지지구조, 벽체 패널 프레임, 각종 배관과 덕트가 전 층에 깔리는 과정에서 고청정성 및 안정적 내구성을 가진 STS 소재가 두루 쓰인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면적 기준만으로도 STS 자재 투입량은 수백 톤 단위를 가볍게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TS강관 부문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 클린룸 부문과 직접적 연관성이 크다.  UHP 가스 라인과 약액 라인은 거의 전량 STS316L EP관과 BA관(둘다 주로 훅업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팹 한 동 배관 길이가 수십에서 수백 ㎞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고순도관’ 또는 ‘초순수관’ 등으로 이름불려지는 고부가가치 STS관이 대량 소비되고 있다. 

국내 수요 기반은 향후 더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평택 P4·P5 라인 확장을 이어가는 중인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용인 1기 팹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증설 투자도 진행형이다. 

 

클린룸 개념도(케이엔솔 제공)클린룸 개념도(케이엔솔 제공)

 

■ 시장 선점 위한 국내 STS 업계의 ‘기술·영업 총력전’

이에 국내 STS 업계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내 유일 모소재(STS강 생산) 생산자인 포스코는 8대 전략 제품에 ‘차세대 성장시장용 STS소재’를 포함시켰는데, 이는 STS강과 관련된 다양한 미래 및 첨단산업을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시장을 집중된 내용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스코는 ‘차세대 성장시장용 STS소재’ 부문에 대해 “표면 결함이 없어야 하는 산업용 제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특수용액 및 특수가스로부터 내마모성 및 내식성을 갖춘 고(高)내면조도 특성을 요구하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을 염두에 둔 설명으로 이해되고 있다. 포스코는 연구·생산·판매 전 과정을 통합한 원팀(태스크포스팀) 체제를 통해 기술 개발부터 맞춤형 영업까지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STS강을 소재로 제품을 직접 생산하여 납품하는 STS 강관업계에서는 세아제강, 일진제강, 유에스티가, 클린룸 배관 시공·엔지니어링 분야에서는 한양이엔지, 세보엠이씨, 케이엔솔 등이 이 시자의 주요 플레이어로 꼽힌다. 

 

이들 업체 중 일부는 사업을 수주해야 하는 시공 및 엔지니어링사와 동반한 마케팅을 통해 관련 시장에 접근하거나, 직접 영업 조직을 운영하여 수주를 따내는 등의 방식으로 납품 실적을 올리고 있다. 하이록코리아 등 STS배관 부품류 연관사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나 발주사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가 업력과 품질, 납품 신뢰성 면에서 두루 만족시키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제한적 경쟁입찰을 진행하고 있어 관련 시장에 지대한 공을 들여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는 한 번 수주 성과내기 시작하면 대형 고객과 안정적 공급망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장점으로도 풀이된다.    

다만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클린룸 연관 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 및 무분별한 투자 및 출혈 경쟁에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두 산업이 철강업에 못지않게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관련 산업을 향한 투자 열기가 꺾이면 인프라 투자도 위축되면서 기술 확보 및 설비 투자, 제품 생산에 걸쳐 초고비용 구조를 갖고 있는 해당 시장 맞춤형 사업 구조 지속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장기 전망은 우호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AI 반도체 수요와 첨단 패키징 라인 신설이 클린룸 투자를 떠받치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범용 STS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첨단 산업용 고부가 STS시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클린룸 시장에서 STS강 주요 경쟁 소재로는 니켈 초합금(주로 니켈-크로뮴-몰리브데넘계 하스텔로이) 등의 특수강 및 동(구리), 플라스틱 계열의 불소수지(합성수지) 등이 꼽히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국내 최대 반도체설비 산업전 세미콘에서는 한쪽 소재에는 스테인리스강을, 다른 한쪽에는 경제적 소재를 채택한 접합소재(클래드) 사용을 강조하는 업체들도 등장하는 등 시장 확장에 소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성과 성능을 동시에 잡아야 최종 선택 소재로 생존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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