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수출기지’ 멕시코향(向) 철강 수출 급감

한국의 멕시코향 철강 수출이 크게 줄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멕시코향 철강 수출은 14만2,014톤으로, 전년동월대비 38.1%, 전월대비 9.8% 감소했다. 3월 기준으로 최근 9개년 간 가장 적었다.
품목별론, 2024년 기준 멕시코향 철강 수출의 약 73%를 차지한 열연강판(HRC) 등 4개 판재류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HRC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75.1%, 전월대비 21.3% 감소한 1만2,584톤에 그쳤다. 냉연강판(CRC)은 5만4,145톤으로 전월(5만3,780톤)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3월과 비교해선 18.8% 감소했다.아연도금강판(3만6,533톤)과 컬러강판(1만989톤) 수출도 각각 전년동월대비 38.6%, 25.6% 감소했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각각 11.9%, 2.8% 줄었다.
멕시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이 철강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의 산업 생산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월 전년동월대비 감소했다. 이 중 제조업 생산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월 전년대비 감소했다.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단 한 차례도 50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확장, 50 미만이면 경기위축으로 해석한다.
한국의 멕시코향 철강 수출도 지난해 하반기 감소했다. 2024년 하반기 수출은 108만6,171톤으로 상반기 대비 12%, 2023년 하반기 대비 6.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도 전년대비 27.1% 감소한 44만9,620톤에 그쳤다.
미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에서 관세 불확실성이 심화한 점도 지난달 수출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멕시코 경제는 2023년 기준 대미 수출액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26.8%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멕시코 전체 수출의 약 80%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4일부터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시행했지만, 이틀 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4월2일까지 관세를 면제하기로 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멕시코향 철강 수출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등 여러 변수에 노출돼 이후 전망이 쉽지 않다. 이달 미국은 USMCA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멕시코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무기한 연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하면, 향후 정책 변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멕시코는 한국산 철강을 사용하는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 현대차, 기아를 비롯해 삼성, LG, 현대모비스, 포스코 등 자동차, 가전, 철강 업체들이 생산 기지를 가지고 있다. 이들 기업이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멕시코 내 생산을 축소한다면 멕시코향 철강 수출은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편, 멕시코는 한국의 철강 수출 대상국 가운데 수출량 기준 5위 안에 드는 주요 수출국이다. 지난해 한국은 멕시코에 철강 232만 톤을 수출, 일본, 인도,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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