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쿼터 줄이자마자 끝”…韓 열연강판, 유럽 한도 한 달 만에 소진
쿼터 축소 첫 달, 한국산 열연강판의 유럽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유럽연합(EU)은 5월 8일 기준 무관세 수입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고 밝혔다. 25% 관세가 현실화하며, 수출 전략의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EU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2분기 한국산 열연 무관세 수입 한도는 16만1,144톤으로 전년 대비 약 13.5% 줄었다. 이는 EU가 4월 1일부터 시행한 철강 수입 쿼터 개편안의 영향이다. 당시 EU는 러시아·벨라루스산 수입 제한 여파로 일부 쿼터를 폐지하고,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에 대해 국가별·품목별로 최대 15%까지 할당을 줄였다.
한국산 철강의 경우 열연강판을 비롯해 냉연강판, 도금강판 등 10여 개 주요 품목에서 1~14% 수준의 감축이 적용됐다. 특히 열연강판 쿼터는 18만6,358톤에서 16만1,144톤으로 줄어든 바 있다.

포스코는 이번 열연강판 쿼터 조기 소진에 대해 “쿼터 축소 정책의 직접적 결과”라고 평가하며 “불확실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도 최적 전략을 지속적으로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 역시 수출 여건 악화를 우려했다. 회사 관계자는 “25%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 단가와 고객사의 구매 결정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신규 대응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현대제철은 유럽향 수출 중에서도 현대차 유럽공장으로 향하는 고정 수요 외에는 대응 전략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한국의 EU향 열연강판 수출은 전년 대비 58.2% 증가한 29만9천 톤, 4월 한 달간도 5만9,972톤에 달했다. 쿼터는 줄었지만 수출이 급증하면서, 제도 시행 한 달 만에 한도에 도달한 셈이다.
쿼터 축소 이후 첫 분기부터 한도가 조기 소진되면서, 한국 철강의 대EU 수출 환경에 실질적인 제약도 드러나고 있다. EU는 7월부터 열연강판 등 일부 품목에 대해 ‘쿼터 이월 금지’ 조치를 새로 시행할 예정이며, 글로벌 총량제에도 13~30% 수준의 상한을 도입했다. 더불어 2026년부터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본격 시행돼, 철강 수출 시 탄소 비용까지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2024년 기준 EU는 한국 철강의 최대 단일 수출 시장으로 전체의 약 13~15%를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품목의 무관세 수출이 줄고, 초과분엔 25% 관세가 부과되면서 수출 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며 “EU뿐 아니라 인도 등 주요국의 무역장벽 강화 흐름에도 대응 전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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