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비 감안하면 마진 없어'…유통시장 짓누르는 재고 부담

유통업체의 수요 이상으로 제조사 공급 물량이 많아 유통시장 내 재고가 소진되지 않고 있다. 특히 자동차향 물량을 지닌 업체들의 피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쌓인 재고만 3개월 치"라며 "공급 물량이 판매 물량과 비슷해 재고 소진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가 기간으로 수요가 떨어지는 7~8월에도 제조사 밀어 넣기는 계속돼 재고 부담이 심화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유통업계 전반이 비슷한 상황을 공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쌓인 재고는 수익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현재 유통업체의 판매 마진은 1~2% 수준으로, 그나마 창출되는 영업 이익도 막대한 재고 유지비로 사용된다.
특히 자동차 수요를 지닌 포스코 유통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 강판 공급 계약은 일반적으로 연간 또는 반기 단위의 장기 계약으로 이뤄진다. 자동차 제조회사의 규모가 여타 실수요 업체 대비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당 계약의 총공급량이 계약을 체결할 때 시점에서 이뤄진다는 점이다. 계약 내용에 따라 유통업체는 제조사에 물량을 주문한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가 저조할 경우 자동차 업체 측에서 계약 시점 때 요구한 물량보다 적은 물량을 사들일 수 있다.
이미 계약 체결 시점에서 합의된 물량을 제조사로부터 받기로 한 유통업체에는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동차 업체가 합의된 물량보다 더욱 적은 물량을 사들이면 제조사로부터 초과 공급된 물량은 고스란히 잉여 재고로 전환된다.
현대제철 유통업체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내수 자동차 시장을 꽉 쥐고 있어 이같은 피해가 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포스코 유통업체의 경우 자동차 수요처로 지닌 GM, KG모빌리티 등의 시황이 부진해 납품 물량 변동이 심한 상황이다.
한편, 유통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산 냉연강판 1톤 가격은 90만~92만 원 수준"이라며 "재고 유지비를 매출원가로 고려하면 최소 94만 원 정도에는 판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통시장 내 재고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제조사들도 별다른 인상 시도를 단행하지 않고 있어 냉연강판 가격은 당분간 보합세를 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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