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목을 비틀어도

취재안테나 2025-11-26

본격적인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춰 국내 철강업계가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철스크랩의 전략물자 지정 등 수출제한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지난 12일 부산에서 개최된 '제3차 철자원 상생포럼 실무회의'에서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됐다. 철자원 상생포럼은 제강업계 대표 철강협회와 공급업계 대표 철강자원협회를 주축으로 업계 간 공동 발전을 위해 2023년 발족한 협의체다.

제강업계에서는 탄소중립 이행을 앞두고 주요국들이 저탄소 원료인 철스크랩 수출제한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또한 적정 시설 없이 국내외 단가 차이만 악용하는 이른바 사무실 업체들의 국내 시장질서 혼탁화를 막아야 한다며 철스크랩 수출 면허제 도입 등이 제시됐다.

일견 타당해 보인다. 실제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국내 철스크랩 자급도(104.9%)는 이미 100%를 넘어섰으나 여전히 등급별 쇼트가 발생하는 등 최근까지도 제강사들의 웃돈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수요가 줄어들었음에도 고급 등급을 중심으로 가격은 좀처럼 안정되지 않고 있다.

다만 공급업계는 수출제한 이유에 공감은 하나 업계 내 수출 필요성과 가격 형성 문제, 국제 무역환경 등을 감안하면 제도화까진 어려울 것으로 선을 그었다.

철스크랩은 생물이라 했다. 생산품이 아닌 발생재인 만큼 변덕스럽고 예측 불가능하며 때로는 비이성적인 상황도 종종 목도된다. 단기 수급 논리로 접근했다간 최근과 같이 또 다른 낭패를 볼 수 있다.

정부가 철스크랩 수출제한에 나서는 순간 일시적으로 잉여 물량은 발생하겠지만 매집 동력이 사라진 업체들의 구조적 공급기반은 더욱 약해질 것이란 게 업계의 전언이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수출길을 조이고 규제를 강화해도 철스크랩 시장이 갖는 근본적 흐름은 바뀌지 않는다. 수출제한보단 장기 공급기반 강화를 위한 가공산업 지원이 보다 효율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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