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산 기반 파괴된 선재시장, 수입재가 채웠다
건설 경기 장기 침체와 주력산업의 부진, 트럼프 리스크 및 지정학적 리스크, 세계 경제 침체로 국내외 수요가 모두 감소했으나 극도로 부진했던 전년 대비 기저효과와 반도체 및 자동차 부문의 호조로 인해 선재 수요가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 생산 기반이 무너지면서 중국산을 포함한 저가 수입재가 국내 수요를 채우면서 수입재 잠식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선재 생산 및 수출, 내수판매는 각 162만6,135톤, 46만7,638톤, 111만5,753톤으로 전년 대비 18.8%, 17.3%, 18.1% 감소한 반면 수입은 86만9,743톤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전체 판매는 158만3,391톤으로 전년 대비 17.9% 감소했고, 국내 선재 수요는 198만5,496톤으로 전년 대비 11.1% 감소하여 판매와 수요 모두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입재 시장 점유율은 43.8%로 전년 대비 4.8%p 상승하면서 3년 만에 40%대로 상승했고, 중국산 수입재 점유율은 34.3%로 전년 대비 3.8%p 상승하면서 사상 최초로 30%를 돌파했다.
수요 측면에서 주요국 건설 및 광산업 경기 둔화로 인해 건설 및 중장비 부문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또한 반도체와 자동차, 자동차부품 등의 호조에도 트럼프의 통상압박과 세계 경제의 침체로 인해 철강과 정유, 기계 및 전기전자, 석유화학과 이차전지 등이 모두 부진에 빠지면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반면 국내 수요 감소에도 수요가들의 저가 수입재 채택 확대로 인해 수입 물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으며, 수입재 점유율은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다.

품목별로 보통강선재의 경우 생산과 수출, 내수판매와 수입은 각 6만7,512톤, 3,365톤, 5만6,642톤으로 전년 대비 77.6%, 95.4%, 73.3% 감소한 반면 수입은 32만9,005톤, 중국산 수입은 30만2,596톤으로 전년 대비 25.0%, 34.0% 증가했다. 전체 판매 및 국내 수요는 각 6만7톤, 38만5,647톤으로 전년 대비 79.0%, 28.8% 감소했다.
보통강선재 생산과 수출, 내수판매, 전체 판매 및 수요는 모두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70%, 2015년 대비로는 무려 9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국내 수요 둔화에도 전체 수입 물량과 중국산 수입 물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수입재 점유율의 경우 엔데믹 이후 40~50%대였으나 올해에는 전체 수입재 점유율은 80%, 중국산 점유율도 무려 70%대를 돌파했다.
최대 수요처인 건설 경기 장기 침체로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수입이 증가한 이유는 국내 보통강선재 생산 기반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상반기 연강선재 제조업체인 코스틸이 유통업 전환으로 인해 생산을 중단했고, 경강선재 제조업체인 영흥이 창원공장을 매각한 데다 다른 제조업체들도 공장 가동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내 생산이 크게 감소했다. 이처럼 국내 생산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수요가들이 저가 소재 채택을 늘리고 있고, 지난해부터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를 통한 직구수입도 급증하고 있어 앞으로도 국내 보통강선재 생산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수강선재의 경우 생산과 수출, 내수판매와 수입은 각 155만8,623톤, 46만4,273톤, 105만9,111톤, 54만738톤으로 전년 대비 8.4%, 5.7%, 7.9%, 3.7% 감소했고, 전체 판매와 수요는 각 152만3,384톤, 159만9,849톤으로 전년 대비 7.3%, 5.4% 감소했다.
제조업 부문 수요 비중이 큰 특수강선재의 경우 보통강선재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석유화학과 이차전지 등 일부 산업의 부진에도 올해 생산과 판매, 국내 수요는 2023년에 이어 3년 연속으로 모두 200만 톤을 상회할 전망이다. 수입재 점유율과 중국산 수입재 점유율 또한 팬데믹 이후 큰 변동은 없는 상황이다.
특수강선재의 경우 주력산업의 경기 둔화에도 국내 제조업체들이 풍력과 원자력, 플랜트와 방위산업, 로봇 등 고부가가치 소재 및 부품을 국산화하면서 신수요 개발에 적극 나선 데다 최대 수요처인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분야가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건설 부문이 극도로 부진했던 데다 중장비와 기계 부문의 부진으로 인해 최근 3년 기준으로는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10월 APEC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등으로 인해 제조업 부문은 향후 전망이 개선되고 있다. 특히, 상반기 예상과 달리 하반기 들어 기저효과와 함께 반도체 및 자동차 수출 호조 등이 지속되면서 올해 국내 선재 수요는 250만 톤을 넘어 전년 대비로도 보합 수준에 근접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보통강선재 생산 기반이 사실상 와해되고 특수강선재 또한 가동률이 하락한 상황인 데다 수요가들의 저가 소재 채택 확대로 인해 수입재 점유율, 특히 중국산 수입재 점유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국내 제조 기반이 무너진 상황에서 중국산 수입재가 국내 수요를 차지하고,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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