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관세도 못 막는 기술력’ 대신금속에 가다

탐방 2025-12-08
▲대신금속 전경▲대신금속 전경

 

대신금속은 1981년에 설립된 알루미늄 주물·가공 전문 기업으로 방산·철도·해양·레저·반도체 등 중대형 구조물부터 정밀 부품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제조하고 있다. 창원 본사를 중심으로 창원 주물 생산공장과 마산 지역 6개의 가공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경성 사형·생형 자동·금형주조 등 다양한 주조공법으로 고객사 요구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는 대량 양산형 자동차 부품 대신 난이도가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전략을 택해 포트폴리오를 넓혀 왔다. 그 결과 방산, 철도차량, LNG 운반선, 산업용 로봇, 레저·해양 엔진, 반도체 장비 등 다양한 산업에 200여 종 이상의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품목이나 산업의 매출 비중이 25%를 넘지 않을 정도로 고객군도 분산되어 있다. 김용현 연구소장은 “하나가 좋으면 나머지가 나쁘고 또 그 반대일 때도 있다”며 “그래도 다양한 포트폴리오 덕분에 전체 매출은 평이하게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매출 약 70~80%는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며 Allison Transmission, Mercury Marine, Applied Materials 등 글로벌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로템, 두산, STX엔진 등 방산 및 중장비 제조사와 거래하며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높은 해외 의존도는 무역·관세 리스크와도 직결된다. 현재 미국은 알루미늄 부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소장은 “부품이 없으면 라인이 설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객사가 부담을 떠안거나 선납 후 정산하는 방식으로 조달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신금속은 미국 고객사의 요청으로 관세를 먼저 납부하고 한두 달 뒤 정산받는 구조가 이뤄진다.

그렇다면 관세 부담에도 수출이 끊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창원 본사 공장을 직접 둘러봤다.

▲대신금속의 하부 압상식 저압주조 시스템▲대신금속의 하부 압상식 저압주조 시스템

 

공장에서는 자체 개발한 사형 저압주조 기술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알루미늄 주조는 상부에서 용탕을 붓는 방식이 널리 사용되지만 산화층 혼입과 기포 발생 등 내부 결함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대신금속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형을 적용한 하부 압상식 저압주조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구축했다. 해당 공정은 용탕을 아래에서 압력으로 천천히 밀어 올려 충전하는 방식으로 내부 기포나 결함을 최소화한다. 김 연구소장은 “알루미늄으로 최대 1톤까지 일체형 대형 주물을 만들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사형 저압주조 라인”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소장은 “해당 공정이 초기엔 1년 넘게 불량을 쌓아가며 압력 데이터와 그래프를 수정할 정도로 단숨에 개발된 것은 아니라 사장님이 ‘월급 주지 말라’고 농담할 정도였다”며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현재 이 기술은 방산 엔진블록, LNG 펌프 하우징, 철도차량 부품 등 고품질·고강도 주물이 필요한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대신금속은 “다른 기업도 저압주조를 하지만 사형 기반 대형 제품을 일체형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며 “특허로 보호하고 있지만 세부 공정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신금속 K9 엔진블록▲대신금속 K9 엔진블록

이 기술은 방산 분야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공장 입구 쪽에는 K9 자주포에 들어가는 엔진블록을 볼 수 있었다. 이는 대신금속이 오랜 기간 주조 기술을 쌓아오며 확보한 대표적인 생산 사례다. 회사는 기존에 수입에 의존했던 K1 전차 엔진블록 역시 국산화 개발을 완료해 조립시험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현 연구소장은 “국내에서는 처음 만드는 제품으로 다음 달 조립시험이 예정돼 있다”며 “시험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양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산 수요 확대는 회사의 매출 구조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김 연구소장은 “원래 방산 품목 비중이 7~8%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15~20%까지 늘었다”며 “주요 업체들의 요청 물량이 기존 대비 4배가량 늘어난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방위산업은 국가 안보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첨단 기술과 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전략 분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은 분단 상황 속에서 기존 내수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에는 무기체계 수출이 확대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의 글로벌 방산 수출 점유율은 2015~2019년 2.1%에서 2020~2024년 2.2%로 늘었고, 2023년 방산매출 1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은 4개사로 증가했다. 2023년 당시 국내 방산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성장 흐름은 대신금속과 같은 부품 기업에도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방산 체계 기업들의 수출이 확대될수록 엔진블록·변속기 외판·구동 모듈 등 주요 구성품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해외 고객사뿐 아니라 국내 방산 업체들의 요청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방산·철도·해양·반도체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존재감을 키워온 대신금속은 이제 항공우주 분야로의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김 연구소장은 “과거 항공 부품을 생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항공 방산 규격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도무기와 무인기 부품 개발은 이미 진행 중이며 장기적으로 대형 정밀주조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방산 부품 국산화 경험은 향후 항공·우주용 정밀 주조 기술 확보를 위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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