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캐나다 방문, '철강 TRQ 강화 조치서 한국산 배려해 달라'

산업통상부가 캐나다 정부에 철강 TRQ(저율할당관세) 조치와 관련해 한국산 철강을 특별히 고려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했다.

산업통상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현지 시간 지난 18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마닌더 시두(Maninder Sidhu) 캐나다 통상부 장관 및 알리 에사시(Ali Ehsassi) 캐나다 외교 정무차관과 만나, 2025년 12월 26일부로 시행되는 캐나다 정부의 철강 저율할당관세(TRQ) 강화 조치에 대한 국내 철강업 및 산업계의 우려 및 입장을 전달했다.

캐나다는 TRQ 규정 변경을 통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는 쿼터량을 기존의 75% 수준(2024년 수입량 대비)으로 낮추고 TFA 비체결국에는 20%로 줄일 계획이다. 쿼터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50%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또한 캐나다 정부는 철강 파생상품에 대해서 25% 수준의 신규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지난 11일에도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캐나다 통상장관과 유선면담을 가진 바 있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만에 대면 만남을 재개한 것은 현지를 직접 찾아 담당 장관과 구체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 본부장은 우리 배터리 기업을 포함한 다수 기업이 캐나다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철강, 전기차(EV), 배터리, 에너지, 핵심 광물 등 다양한 전략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에 대한 TRQ 예외 또는 쿼터 확대 등 우호적 조처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여 본부장은 캐나다 오일샌드 원유 생산용으로 사용되는 강관(파이프라인) 등 특정 철강 품목들은 캐나다 내 자체 생산이 어려워 고품질의 한국산 수입 철강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여 본부장은 한국산 철강에 대한 TRQ 강화 조치는 한국뿐 아니라 캐나다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여 본부장은 캐나다 통상장관에게 한국-캐나다 간 TFA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점을 강조하며 양국 통상장관 간 ｢전략분야 대화채널(Ministerial Dialogue on Strategic Sectors)｣을 신설하고 철강과 핵심 광물, 에너지, 배터리 등에서 핫라인을 신설해 긴밀히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캐나다 측에서는 시두 통상장관이 자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철강 품목 등에 대해 2026년 1월 말까지 관세환급(tariff remission)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향후 고위급, 실무급 채널을 통해 캐나다 측과 철강 TRQ 관련 구체적 협의를 진행될 예정이다. 

최근 멕시코와 캐나다 등 미국과 ‘USMCA(북미3개국 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나라에서는 미국의 압박으로 자국으로 들어오는 타 대륙 철강재에 대해 TRQ 규칙 변경, 관세 인상 등의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여 본부장은 캐나다 토론토에 진출한 우리나라 철강, 광물, 자동차, 가전 업체들을 만나 최근의 통상환경 불확실성 등에 대한 애로 및 건의 사항을 청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