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산업전망-가전] 단기 반등 없는 가전 시장, 2026년은 구조 재편의 시간
AI 생성이미지2026년 글로벌 가전 시장은 단기적인 수요 반등보다는 경쟁 구도와 소비 행태, 통상 환경 변화가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적 전환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 가전 수출 역시 물량 확대보다는 단가와 제품 믹스 중심의 회복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에 따르면, 가전 부문의 수출 체감경기는 97.9로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전 분기(96.5) 대비 소폭 개선되긴 했으나, 수출 여건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수출상담·계약(97.1)과 수출채산성(96.3), 수출국 경기(97.4) 등 물량 및 수익성과 직결된 지표는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반면 수출단가(137.2)와 수입규제·통상마찰(138.6)은 기준치를 크게 상회해, 가전 수출이 물량 확대보다는 단가 인상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수출 애로 요인으로는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21.2%)와 원재료 가격 상승(18.2%), 수출 대상국 경기 부진(13.6%) 등이 주요 부담으로 지목됐다.
이러한 수출 환경 속에서 글로벌 가전 시장을 둘러싼 구조적 변화 역시 국내 업체들의 실적과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NielsenIQ(NIQ)의 ‘2026년 가전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가전 시장을 규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중국 브랜드의 글로벌 성장 △미국 관세 정책의 구조화 △교체 주기 변화 △X세대 중심의 구매 행동 등이 제시됐다.
우선 중국 브랜드의 글로벌 존재감 확대가 가장 두드러진 변화로 꼽힌다. 중국 가전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제품 기능과 디자인 측면에서도 빠르게 고도화되며,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가전 시장에서는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와 중국 브랜드 간 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중 관세 정책 역시 단기 변수가 아닌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NIQ는 관세 부담이 가전 제품 가격과 유통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제조사들이 원가 흡수와 가격 조정, 생산지 이전 등 복합적인 대응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가전 시장 전반의 가격 형성과 공급망 전략에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요 측면에서는 교체 주기 변화가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고금리와 생활비 부담으로 가전 교체 주기가 전반적으로 길어졌지만, 노후화와 에너지 효율 저하, 유지 비용 부담 등으로 교체 수요 자체가 구조적으로 소멸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교체 수요는 저속이지만 지속되는 형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구매 주체 변화도 주목된다. NIQ는 2026년 가전 시장에서 X세대가 핵심 실구매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가격에 민감하면서도 내구성과 실사용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을 보이며, 가전 시장이 과시적 소비에서 실용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글로벌 가전 시장 환경이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수출 여건 역시 보수적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대표 가전 업체들의 2026년 실적 전망은 사업 포트폴리오와 대응 전략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6년을 기점으로 매출 성장세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연결 매출액을 438조 원으로 제시했으며, 이는 2025년 대비 32% 증가한 수준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출하량 확대가 전사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성장의 중심은 반도체다. 반도체 부문 매출은 2026년 223조 원, 이 가운데 메모리 매출은 19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MX, VD·가전 부문 매출은 58조 원 수준으로, 글로벌 TV 및 생활가전 수요 둔화와 가격 경쟁 심화, 관세 부담 등으로 성장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매출 구조는 가전보다 반도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LG전자는 2026년에도 가전 사업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LG전자의 2026년 연결 매출이 70조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급격한 외형 확대보다는 주요 사업의 매출 방어와 점진적인 구조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전(H&A) 부문은 프리미엄 가전 비중 확대와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브랜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출의 핵심 축을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가전 수요 회복이 더딘 환경에서 물량 확대보다는 가격과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한 매출 안정화 전략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B2B 가전,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webOS 기반 플랫폼 사업, 전장(VS) 부문 등 비(非)전통 사업 영역의 매출 기여도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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