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현대차그룹 새만금 9조 투자 본격화…현대제철, ‘토탈패키지’ 공급 체계 전담 TFT 가동

종합 2026-03-04

현대차그룹이 전북 새만금에 9조 원을 투입해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생산시설, 수전해 기반 수소 플랜트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미래 산업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그룹은 향후 5년간 국내에 125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이 가운데 50조 원 이상이 AI·로보틱스·수소 등 신사업 분야에 배정돼 있다.

철강업계의 관심은 투자 규모보다 이를 뒷받침할 강재 공급 구조에 쏠리고 있다. 특히 그룹 내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데이터센터를 기점으로 ‘프로젝트형 SCM’(공급망 관리) 체계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현대제철은 그룹 프로젝트를 레버리지로 삼되, AWS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글로벌 데이터센터·ESS·송전망까지 묶는 통합 공급 모델을 병행 구축하고 있다.

◇ 데이터센터 토탈패키지 공급 전담 TFT 운영…공급 구조 전환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철강재 공급 체계를 프로젝트 중심으로 재정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대형 산업 인프라 건설 과정에서 요구되는 철강재를 개별 품목 단위로 납품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통합 패키지 형태로 제안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핵심은 ‘데이터센터 토탈패키지 공급 전담 TFT’ 운영이다. 현대제철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조직을 구성하고 건축·토목용 강재뿐 아니라 서버랙, 데크플레이트 등 내부 구조재까지 포함해 일괄 공급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했다. 

새만금에 건립될 현대차그룹 AI 데이터센터 전경, AI 생성 이미지. 현대제철새만금에 건립될 현대차그룹 AI 데이터센터 전경, AI 생성 이미지. 현대제철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7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전략적 프레임워크 협약(SFA)’을 체결했다. 자사 저탄소 강재를 AWS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것이 골자다. 단순 납품을 넘어,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을 장기 수요처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데이터센터 토탈패키지 공급 전담 TFT’ 역시 이 연장선에 있다. 기존에는 H형강·형강·열연강판 등 개별 품목 중심으로 수주가 이뤄졌다면, 현재는 설계 초기 참여–강종 제안–내·외장재 일괄 공급–공사 이후 유지보수용 보충 물량 관리까지 묶는 패키지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되는 시설 특성상 구조 안정성과 내구성이 기본 조건이다. 동시에 글로벌 사업자들은 RE100을 앞당겨 추진하며 건설 단계의 내재탄소까지 검토하는 추세다. 현대제철이 저탄소 인증 강재를 전면에 내세우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철강 공급이 단순 자재 납품에서 설계 단계 참여형 비즈니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 ESS 인클로저 북미 수주 확대…저온 특성 강종 개발

현대제철은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도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분기부터 북미향 ESS(에너지저장장치) 인클로저용 강재 공급을 확대했다. ESS 인클로저는 외부 환경에 직접 노출되는 구조물로, 특히 북미 지역은 겨울철 혹한과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극저온 환경에서도 기계적 성질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이에 현대제철은 저온에서도 항복강도와 인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강종을 개발했다. 동시에 탄소 함량을 조정해 가공성과 용접성을 개선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단순히 강도를 높이는 수준이 아니라, 현지 제작 환경과 조립 조건까지 고려한 설계 대응형 소재라는 설명이다.

열연강판, 냉연, 형강 등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다양한 설계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산업강재 연구 인력이 설계 초기 단계부터 고객사와 협업해 강종 개발과 적용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프로젝트 단위 접근이라는 점에서 기존 단품 공급과는 구조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25년 ESS 인클로저 소재 공급 첫해에 약 1만500톤을 수주했다. 올해는 약 5만2천 톤 이상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초 신규 공급사 프로젝트 물량을 확보하면서 수주 기반을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첫해 대비 목표 물량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단순 시험 공급을 넘어 본격 양산 체제로 전환하려는 흐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ESS 수요 확대는 데이터센터 투자와 맞물린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는 전력 수요 증가와 직결된다”며 “ESS와 송전망 투자가 동시에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어날수록 저장 설비와 전력 인프라 수요도 동반 확대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전력 인프라 분야로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다. 회사는 송전철탑용 열연강재 ‘KS-SHT460Z’를 개발하고 관련 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송전철탑용 앵글 형강과 강관용 열연 소재까지 포함해 일괄 공급이 가능한 제품군을 정비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확충 정책이 병행되는 환경에서 구조용 강재 수요를 선점하려는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전해 기반 수소 플랜트 역시 대형 구조물과 특수강 수요를 동반하는 분야다. 고압·내식 환경을 견뎌야 하는 특성상 강재 사양이 까다롭다. 현대제철은 저탄소 강재와 산업강재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관련 프로젝트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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