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AB, 방호강·내마모강 증설…유럽 특수강 경쟁 본격화

종합 2026-06-04

스웨덴 철강사 사브(SSAB)가 방호강과 내마모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신규 설비 투자에 나선다. 단순한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고수익 특수강 판매를 강화하기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향후 글로벌 철강산업의 경쟁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사브는 최근 스웨덴 옥셀뢰순드 제철소에 33억 스웨덴크로나(한화 약 5,400억 원)를 투입해 신규 Q&T(Quenching & Tempering) 설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해당 설비는 하독스(Hardox) 500 Tuf와 아목스(Armox) 등 고급 내마모강과 방호강 생산 확대를 목적으로 한다. 

SSAB의 Armox 제품. SSABSSAB의 Armox 제품. SSAB

회사는 이번 투자가 특수강 사업부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급 내마모강(Advanced Wear Steels)과 방호강(Protection Steels)을 핵심 성장 분야로 제시하며 관련 제품 공급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의 의미가 생산능력 확대 자체보다 투자 방향에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주요 철강사들은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전기로 투자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사브는 하이브리트(HYBRIT)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화석연료 기반 고로 생산체제에서 벗어나는 작업을 추진하는 한편 내마모강 브랜드 '하독스(Hardox)'와 방호강 브랜드 '아목스(Armox)' 등 특수강 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친환경 철강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동시에 고부가 특수강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럽 철강업계의 사업 환경도 이러한 움직임의 배경으로 꼽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높은 에너지 비용과 강화되는 탄소 규제 부담 속에서 범용 강재만으로는 중국산 저가재와 경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이에 따라 기술 장벽이 높은 특수강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방호강은 최근 유럽 철강사들이 주목하는 대표적인 전략 제품 가운데 하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의 국방 예산 확대가 이어지고 있으며 장갑차와 군수장비, 방호시설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방호강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사브가 방호강 생산 확대를 위한 별도 설비 투자에 나선 배경에도 이러한 시장 변화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철강업계의 투자 방향은 다소 차이를 보인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전기로 투자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해외 생산거점 확보, 자동차강판 고도화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너지용 강재와 극저온용 후판, 전기강판 등 고부가 제품 개발도 확대하는 추세다.

다만 사브처럼 내마모강과 방호강, 열처리 특수강(Q&T 강재)을 핵심 성장 분야로 설정하고 설비 투자와 브랜드 전략을 연계하는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뚜렷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철강산업 경쟁력이 조강 생산 규모보다 제품 경쟁력에서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로 전환과 탄소중립 대응은 글로벌 철강사들이 공통적으로 추진하는 과제"라며 "앞으로는 어떤 고부가 제품을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특수강과 이를 뒷받침하는 브랜드 경쟁력이 철강사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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