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이 불붙인 AI 인프라 경쟁…철강업계 새 수요처 주목

종합 2026-06-09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계기로 국내 산업계 전반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 인프라 등 대규모 설비 투자가 예고되면서 철강업계 역시 새로운 수요 시장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1기 건설에 수천억 원에서 1조 원 이상이 투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AI 인프라가 철강 수요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AI 산업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상업용 건축물과 달리 대규모 서버와 냉각설비, 전력설비가 집약적으로 들어서는 시설이다. 이에 H형강과 후판, 데크플레이트 등 구조용 강재는 물론 전력·냉각 설비용 강재 수요도 함께 발생한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철강업계가 새로운 수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철강업계가 새로운 수요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특징으로 높은 전력 사용량을 꼽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945TWh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AI 확산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건설뿐 아니라 송전망과 변전설비, ESS 투자 확대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철강업계가 주목하는 분야 역시 데이터센터 건물 자체보다 전력 인프라에 가깝다. 고성능 GPU 서버가 늘어날수록 송전망과 변전설비, ESS 구축 수요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업계는 데이터센터와 송전망, ESS 등 차세대 전력 인프라를 새로운 고부가 강재 시장으로 보고 있다.

국내 제조업계는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차세대 수요처로 주목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구조용 강재뿐 아니라 전력설비용 강재, ESS용 강재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시장 선점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건설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수요 기반 확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AI 인프라 확대는 수소 산업과도 연결된다. 최근 추진되는 AI 데이터센터 사업 상당수가 재생에너지 및 수소 생산 설비와 함께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 지역에서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와 수소 산업 투자 역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수전해 설비와 수소 저장시설, 관련 플랜트에는 압력용기용 후판과 배관용 강관, 구조용 강재 등이 사용된다. 이에 철강업계는 데이터센터 자체보다도 AI 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가져올 파급 효과를 더욱 주목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철강업계 역시 AI 인프라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미국 최대 전기로 철강사인 누코어(Nucor)는 데이터센터 관련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제철도 미국 생산거점 투자를 통해 고급 강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어나면서 철근과 형강, 구조용 강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철강업계 역시 미국 시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와 인프라 투자 증가에 따라 구조용 강재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품목은 수출 기회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단순 건설 수요가 아닌 전력·에너지 설비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다만 AI 인프라가 당장 건설 경기 부진을 대체할 수준의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의 대형 프로젝트가 계획 단계에 있거나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철강 수요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비중 역시 아직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 부진과 중국산 저가 공세라는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AI 인프라는 장기적으로 육성해야 할 새로운 수요 시장"이라며 "당장 수요를 끌어올리는 역할보다는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ESS, 수소 설비 등 고부가 시장 확대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철강사들이 AI 인프라에 필요한 맞춤형 강재와 전력·에너지용 특수강 시장을 얼마나 선점하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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