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AL 공급 흔들...서방 시장 취약성 노출
이란 전쟁으로 중동 알루미늄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서방 알루미늄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 알루미늄 가격은 최근 톤당 3,418달러까지 상승하며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걸프 지역 생산업체인 카탈룸(Qatalum)이 제련소 가동을 축소하기 시작한 데 이어 알루미늄 바레인(Aluminium Bahrain)이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중동 지역 알루미늄 생산과 수출에 큰 차질이 발생한다. 해당 지역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알루미늄 공급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공급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높은 재고와 중국의 증산 여력으로 시장이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가격이 상승하면 중국 제련소들이 가동률을 높이며 공급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시장에서는 LME 알루미늄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는 등 달라진 환경을 나타내고 있다. LME 재고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포트클랑(Port Klang) 창고에서 올해 1월 이후 하루 평균 약 2,000톤의 알루미늄이 반출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LME 등록 재고와 워런트 외 재고를 합친 총 재고는 올해 2월 말 기준 약 58만3,000톤으로 감소했다. 이는 LME가 워런트 외 재고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 중 남아 있는 재고 가운데 상당 부분이 러시아산 알루미늄이라는 점도 시장의 공급 불안을 키우고 있다. 올해 1월 말 기준 LME 워런트 재고 중 러시아산 비중은 약 58%에 달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은 지난 2024년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을 금지했으며 유럽연합(EU)도 같은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서방 시장에서 실제로 활용 가능한 물량은 더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외에도 중국의 생산 구조 변화 역시 서방 시장의 공급 여력을 축소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중국 알루미늄 생산업체들은 정부가 설정한 연간 약 4,500만톤 수준의 생산 상한에 근접해 가동되고 있다. 국제알루미늄협회(IAI)에 따르면 중국의 알루미늄 생산 증가율은 2024년 4%에서 지난해 2%로 둔화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제련소 가동률을 환산한 생산 규모는 약 4,450만톤 수준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무역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러시아산을 중심으로 프라이머리 알루미늄 수입을 늘리고 있으며 지난해 수입량은 약 250만톤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튜브·판재·박 등 알루미늄 반제품 수출은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반제품 수출은 전년 대비 약 10% 감소하며 서방 시장에서 약 60만톤의 공급 감소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중국이 알루미늄 원금속 수입을 늘리는 동시에 반제품 수출을 줄이면서 서방 시장 공급이 양쪽에서 압박받고 있다.
서방 제련소의 생산 확대 여력도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국제알루미늄협회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알루미늄 생산량은 지난해 사실상 증가하지 않고 정체 상태를 보였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전력 비용이 꼽힌다. 알루미늄 제련 공정에서 전력 비용은 전체 생산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과 유럽에는 재가동 가능한 유휴 제련 능력이 존재하지만 장기 전력 공급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로 재가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등 전력 소비 산업과 전력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란 전쟁이 중동 공급 차질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알루미늄 시장의 구조적 공급 취약성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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