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스코 광양 전기로 시대 열렸다…합탕 경제성 확보가 첫 과제

이슈 2026-06-24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전기로를 본격 가동하며 저탄소 철강 생산 체제 전환에 나섰다. 스크랩과 전력비에 따른 원가 부담이 존재하는 가운데 저탄소 강재 수요 확대와 탄소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부가 제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가 관리와 함께 저탄소 인증 및 품질 검증 체계 구축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포스코에 따르면 회사는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 톤 규모 전기로를 구축하며 저탄소 철강 생산 체제 전환에 본격 나섰다. 광양 전기로는 단순한 생산설비 증설을 넘어 향후 수소환원제철(HyREX) 체제로 가기 위한 중간 단계이자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부가 강재의 저탄소 생산 기반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광양 전기로는 일반 전기로와 달리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과 고로 용선을 혼합하는 합탕(合湯) 방식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급강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포스코 역시 광양 전기로를 향후 탄소중립 생산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교두보로 보고 있다.

다만 전기로 확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스크랩과 전력비에 따른 원가 부담, 저탄소 인증 확보, 자동차·가전 고객사의 품질 검증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철강업계에서는 광양 전기로가 향후 국내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전환 가능성을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원가의 벽…합탕 체제 안착이 첫 과제

광양 전기로의 첫 번째 과제는 합탕 공정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광양 전기로는 일반 전기로와 달리 전기로 쇳물과 고로 용선을 혼합하는 합탕(合湯) 방식을 적용한다. 탄소배출량을 줄이면서도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급강 생산에 필요한 품질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다.

다만 합탕 체제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스크랩과 전력비 등 원가 변수 관리가 중요하다. 전기로는 철광석과 원료탄을 사용하는 고로와 달리 철스크랩을 주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스크랩 가격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17일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전기로 공장을 준공했다. 좌측부터 정인화 광양시장, 김태균 전남도의장, 권향엽 국회의원, 김민석 국무총리,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박성현 광양시장 당선인. 포스코17일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전기로 공장을 준공했다. 좌측부터 정인화 광양시장, 김태균 전남도의장, 권향엽 국회의원, 김민석 국무총리,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김성호 포스코노동조합 위원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박성현 광양시장 당선인. 포스코

본지가 집계한 국내 철스크랩 가격은 올해 들어 상승세를 나타냈다. 생철 평균 가격은 1월 톤당 약 40만8,000원 수준에서 2월 40만3,000원, 3월 40만5,000원, 4월 41만1,000원을 기록한 뒤 5월 44만2,000원, 6월 47만8,000원까지 올랐다.

반면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을 반영한 국내 철강업계의 제선원가는 올해 1월 46만8,395원에서 6월 49만2,976원을 기록했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상반기 대부분 기간 동안 생철 가격이 제선원가를 밑돌았지만, 최근 들어 양자 간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약 6만원 수준이었던 차이는 6월 들어 1만5,000원 안팎까지 좁혀졌다. 

여기에 전기로는 스크랩 가격 외에도 상당한 전력비가 투입된다. 일반적으로 전기로는 스크랩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톤당 수백kWh 규모의 전력을 사용한다. 포스코가 부생가스와 LNG 등을 활용한 자체 발전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력비는 전기로 원가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 흑연 전극봉과 내화물, 산소 등 각종 소모품 비용도 추가로 발생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광양 전기로는 단순히 스크랩을 녹여 판매하는 설비가 아니라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고급강을 저탄소 방식으로 생산하기 위한 설비"라며 "초기에는 스크랩과 전력비, 합탕 운영 조건 등에 따른 원가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결국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정을 운영하고 품질을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인증과 품질의 벽…저탄소 강재 시장 진입 열쇠

원가와 함께 더욱 중요한 과제로 꼽히는 것은 저탄소 인증과 품질 검증이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가전업체들은 공급망 전체의 탄소배출량 관리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비롯한 각종 환경규제 역시 제품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량 공개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다.

이에 철강사들은 제품별 탄소발자국(PCF)과 전 과정 평가(LCA)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광양 전기로와 합탕 공정을 통해 생산된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역시 공정별 탄소배출량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광양 신설 전기로. 포스코광양 신설 전기로. 포스코

독립기관 인증 확보도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DNV 등 국제 인증기관의 검증을 거친 저탄소 철강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객사들은 단순한 친환경 마케팅이 아닌 객관적으로 검증된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품질 검증 역시 핵심 과제다. 자동차강판은 수년간의 평가 과정을 거쳐 공급 자격을 획득하는 경우가 많다. 외판재와 차체용 고장력강은 강도와 성형성, 용접성, 내구성 등을 엄격하게 평가받는다. 모터용 전기강판과 가전용 강판 역시 고객사별 품질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로와 합탕 공정으로 생산된 강재가 기존 고로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품질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며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포스코는 광양 전기로를 통해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까지 저탄소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수소환원제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전기로 합탕 체계를 활용해 탄소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간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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