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 고경도 열연 내마모강 개발 본격화…‘철강 스페셜티’ 확대 시동
포스코가 고경도 내마모강 사업의 외연을 열간압연강판 제품군으로 확장하고 있다. 회사는 열연강판 제품군을 대상으로 한 전담 TF를 출범시키고, 450HB(브리넬 경도) 등급 제품 개발과 실차 테스트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는 지난해 2월 열연강판 내마모강 개발 TF(태스크 포스)를 신설하고, 핵심 제품인 450HB 등급의 고경도 열연강판 개발 및 실차 적용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후판 제품군에 이어 열연강판 부문까지 고부가 라인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해당 TF는 제품 개발을 중심으로, 기획·기술 등 여러 부서가 협업하는 CFT(크로스 펑셔널 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열연제품 경쟁력 강화 및 판매 확대를 위해 전담 TF를 작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고객사 요청에 따라 450HB 제품을 개발해 현재 실차 평가 단계에 있다”라며 “이 외에도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 신수요 창출 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열연강판 내마모강은 극한 마모 환경에서도 높은 내구성과 인성을 동시에 요구받는 특수 강종이다.
니켈, 망간, 크롬 등 고합금 원소를 사용해 제조되며, 일반 구조용 강재보다 원가와 단가가 높고 적용 분야는 제한적이다. 반면, 마모 저항성이 뛰어나 교체 주기를 늘릴 수 있고, 유지보수 비용 절감과 장비 효율 향상에도 기여한다. 이에 해당 강종은 고성능·고기능 소재로 평가되며, 기술집약성과 맞춤형 수요 대응 측면에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분류된다.
포스코가 개발 중인 450HB 등급의 고경도 열연강판은 브리넬 경도 기준 약 450HBW 수준의 강도로, 일반 구조용 강재 대비 3~5배 이상의 내마모 수명을 제공한다.
특히 해당 강종은 덤프트럭 적재함, 광산 크러셔, 콘크리트 믹서, 재활용 장비 등 고마모강 부품에 주로 사용되며, 내덴트성(찌그러짐 저항성)과 구조용 강재 특성까지 요구되는 영역이다.
글로벌 내마모강 시장은 SSAB(스웨덴)의 HARDOX 시리즈가 주도하고 있으며, SSAB를 포함한 JFE(일본), 티센크루프(독일) 등 상위 3개사가 전체 시장의 약 43%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SSAB의 HARDOX 450은 업계에서 사실상 ‘표준’으로 간주되는 제품으로,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높은 점유율과 브랜드 신뢰도를 자랑한다.
포스코는 현재 450HB 등급 내마모강에 대해 실차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제품 성능과 적용성에 대한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수요처의 요청에 따라 ‘실차 피드백 기반 개발’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사용 환경에 기반한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는 브랜드 운영 방식과 함께 향후 제품 확장과 중장기 성장 전략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회사 측은 “시장 상황과 당사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마모강 시장은 고성능 제품에 대한 기술 신뢰도뿐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와 납기 대응 등 다양한 요소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분야라는 점에서, 포스코 역시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974년 출시된 HARDOX의 경우 경도 공차부터 제품 두께, 납기, 피드백 시스템까지 수십 년간 축적된 경쟁력이 있다”며 “국산 대응재는 기술뿐 아니라 브랜드·공급망 경쟁력에서도 장기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글로벌 내마모강 시장은 2024년 기준 약 310억~33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2035년에는 430억~470억 달러 수준까지 연평균 4%의 성장률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광산·중장비 등 주요 산업에서 내구성 강화, 장비 경량화, 친환경 소재 수요가 맞물리며 내마모강의 수요 기반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내마모강은 산업별로 요구되는 설계 조건이 다양해지고 기술 수준도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라며 “소재의 다양성과 고기능화가 향후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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