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연간 방산용 강재 수요 400만~800만 톤 수준으로 증가 전망

유럽 · CIS 2025-07-0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연합(EU)과 주요 회원국들은 역내 방위 역량 강화와 전략적 자율성 확보를 위해 국방 예산을 확대하고, 무기 생산을 확대 중이다. 하지만 방탄강 등 일부 핵심 소재의 경우 생산 기반이 부족하고 까다로운 군사 인증 절차까지 더해지면서 공급 병목 현상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공급망 제약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고강도 방탄강이다. 고강도 방탄강은 전투차량 및 장갑 플랫폼의 차체 방호력을 결정짓는 핵심 자재로 전장 환경에서 탑승 인원과 주요 장비의 생존성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고강도 방탄강은 일반 구조용 강재와 달리 고도의 기계적 특성과 엄격한 군사 규격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며 소재 설계부터 생산, 가공, 인증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기술력과 정밀한 공정 관리가 요구되는 고기능성 방산 소재로 분류된다.

그러나 현재 유럽 내에서는 상업적 양산 능력과 군사 인증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공급처가 극히 제한적이며, 이로 인해 유럽의 방산 공급망 전반에 구조적인 부담이 커지고 있다.

SSAB의 방탄강 ‘Armox 500T’. (사진=SSAB)SSAB의 방탄강 ‘Armox 500T’. (사진=SSAB)

독일 경제 전문지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2025년 현재 유럽의 군사 인증 기준을 충족하면서 상업적으로 안정적인 양산 능력을 갖춘 고강도 방탄강 공급업체는 스웨덴의 철강기업 SSAB가 사실상 유일하다. SSAB는 ‘Armox’라는 브랜드명으로 고성능 방탄강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 제품은 독일을 포함한 여러 유럽 국가의 전력 체계에 적용되고 있다. Leopard 2 전차, Puma 보병전투차량, Boxer 8륜 장갑차 등 독일의 주요 지상 전투 플랫폼에는 SSAB의 Armox 강판이 주요 방호 소재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독일은 해당 제품에 일정 부분 이상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독점 공급 구조는 최근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냉전 종식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진 시장 구조 조정의 결과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여러 유럽 철강업체가 고강도 방탄강을 생산했었다. 그러나 냉전 종식 이후 군비 감축 기조가 확산되면서 방위산업 전반의 수요가 급감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 속에서 SSAB는 유럽 내에서 군사 인증을 갖춘 사실상 유일한 고강도 방탄강 공급업체로 남게 됐다. 그러나 SSAB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50만 톤 수준에 머물고 있어, 유럽 전체의 방산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방산 분야 컨설팅 기업 올리버 와이먼(Oliver Wyman)은 “유럽의 연간 방산용 강재 수요가 400만~800만 톤 수준까지 증가할 수 있으며, 현재의 공급망 구조로는 수년 내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공급 부족 우려에 유럽의 여러 정부와 철강업체들이 방탄강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 중이나, 군사 분야의 까다로운 인증 절차와 유럽 각국 간 상이한 기술 규격이 시장 진입의 주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큰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유럽 내 방탄강 부족이 지속되고 있지만 EU가 방위산업 분야에서 역내 조달 원칙(EU sourcing principle)을 강하게 유지하고 있는 데다, 전략물자 승인, 보안 규정 등 다층적인 제도 장벽이 더해지면서, 한국산 방탄강이 유럽 현지 방산기업의 직접 조달망에 편입되기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현재까지 한국산 방탄강의 유럽 시장에 대한 직접 수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대부분은 국내에서 생산된 방산 완제품(예 : 장갑차, 무기체계)에 포함돼 간접적으로 수출되는 형태에 머물러 있다. 더욱이, 국내 방산기업들이 수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유럽 현지에서의 조립 및 생산 비중을 확대하면서, 국내 소재 기업들의 공급 기회는 점차 축소되고 있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에서는 직접 납품이 어려운 구조 속에서는 완제품 수출에 연계된 간접 공급 기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공급 연속성 중심’ 유통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KOTRA와 철강업계 등에서는 국내 방산 수출 프로젝트가 2단계(부분 현지화)와 3단계(완전 현지화)로 전환되더라도 국산 소재가 계속 활용될 수 있도록 유통 구조를 전략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는 장갑판재를 국내에서 생산하되, 초기 턴키 수주사나 현지 유통망을 통해 동일한 가격 조건으로 공급하는 간접 수출 모델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이러한 공급 모델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방위사업청의 전략물자 승인과 수출입은행의 정책금융 지원 등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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