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2] 글로벌 철강산업 주요 이슈는?

이슈 2026-01-05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중국 정부가 올해 철강 수출 관리에 나섰다. 중국발(發) 글로벌 공급과잉 해소에 유의미한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유럽연합(EU)과 인도의 잠재적 새 수입 통제 조치도 시장의 관심거리다. EU는 올해 6월 만료되는 세이프가드 조치 대체 수단을 준비하고 있고, 인도는 세이프가드 조치 재시행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글로벌 철광석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시만두 광산 철광석 생산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아메리카 대륙에선 캐나다와 멕시코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수입 규제 고삐를 더욱 강하게 쥐고 있다.

▷17년만에 철강 수출 허가제 재도입한 중국

중국이 2007년에 처음 도입해 그 이듬해 종료했던 철강 수출 허가제를 올해 다시 시행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지난달 12일(현지시각) 철강에 대해 수출 허가제를 2026년 1월부터 실시한다고 밝히며 대상 품목 목록을 공개했다.

당국은 공고에서 허가제 재시행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으나, 중국산 철강에 대한 글로벌 각지의 반발 속 수출 통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9월, 상무부 등 중앙정부 부처 5곳은 ‘2025·2026 철강업 안정성장 업무 계획’을 발표, △철강 수출 관리 강화 △수출 경쟁 질서 유지 △철강 수출 제품 구조 최적화 등의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중국강철협회(CISA)도 “철강 수출 관리의 지속적 고도화는 중국이 새로운 발전 구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철강 제품이 국내 수요를 우선적으로 충족하도록 보장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대외적으로는 국제 공급망 협력에 참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를 내놨다.

중국철강업계 관계자는 “수출 허가제는 해외 판매를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2026년 글로벌 철강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고철, 선철, 반제품, 판재, 봉형강, 강관 등을 포함한 300여 종 품목을 대상으로 허가제가 시행되고 있다. 무역업체는 수출 시 수출계약서와 제조사가 발급한 제품 품질검사 증명서를 첨부해 수출 허가증 발급을 신청해야 한다. 발급 주체는 상무부나 상무부의 권한을 위임받은 지방 무역 당국이다.

중국이 철강 수출 허가제를 2007년 처음 도입했을 때, 철강 수출은 그 다음해부터 2년간 감소했다. 2008년 수출은 5,923만 톤으로 전년대비 5.5% 줄었다. 허가제는 2009년 1월1일부로 폐지됐으나, 그해 수출도 2,460만 톤으로 2008년 대비 58.5% 감소했다.

▷인도, 최종 세이프가드 조치 시행 저울질

인도가 올해 철강 세이프가드 확정 조치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해 11월 말 로이터는 인도 정부가 같은 달 시행이 종료된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다시 시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사안을 잘 아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권한 당국인 인도 재무부는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4월 열연강판(HRC), 냉연강판(CRC), 후판, 아연도금강판 등 도금강판, 컬러강판 수입 시 관세율 12%를 부과하는 200일간의 잠정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표, 같은 달 21일부터 시행한 바 있다.

수입 가격(CIF 기준)이 일정 금액 이상이면 세이프가드 관세를 적용하지 않았다. HRC와 후판은 각각 톤당 675달러, 695달러 이상이면 관세가 면제됐다. CRC와 도금강판은 각각 톤당 824달러, 861달러가 기준이었고, 컬러강판은 톤당 964달러 이상이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다.

한편, 관계 당국은 이미 세이프가드 시행 권고안을 재무부에 제출했다. 무역구제총국(DGTR)은 지난 8월 재무부에 3년간 단계적으로 관세율이 내려가는 방식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요청했다. 세이프가드 관세율을 첫해 12%, 2년차 11.5%, 3년차 11%를 적용하고, 일정 수준 이상 가격으로 수입되는 물량에 대해선 관세 부과를 제외하는 안이다.

인도는 한국 철강 수출 물량 기준 상위 5개국에 포함되는 국가다. 지난해 4~11월 잠정 세이프가드 조치 적용을 받았던 품목 수출 통계를 보면, 한국의 아연도금강판 수출은 타격이 없었지만, HRC, CRC, 컬러강판 수출은 2023년 같은 기간 보다 모두 감소했다. HRC와 CRC 수출이 각각 75만, 17만1천 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4.7%, 28.9% 줄었고, 컬러강판 수출(7만2,700톤)은 17% 감소했다.

▷이전 세이프가드보다 제한 수준 높일 EU

EU가 올해 내놓을 새 철강 수입 제한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EU의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는 올해 6월 만료된다. EU 집행위원회는 현재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신할 새 제도가 담긴 안을 의회와 이사회에 제출했다고 지난해 10월 밝혔다.

위원회 안에 따르면, 연간 철강 무관세 수입 쿼터는 1,830만 톤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47% 줄어든다. 쿼터 초과 물량에 대해선 관세율 50%를 적용한다. 이는 기존(25%)대비 두 배 오르는 것이다. 미사용 쿼터 물량은 다음 분기로 이월되지 않는다.

용해·주조(Melt and Pour) 원산지 표시 제도가 도입된다. 수입업체는 수입 시 해당 제품을 구성하는 쇳물이 어느 국가에서 만들어졌는지 밝혀야 한다. 또 현 세이프가드 조치처럼 품목별로 특정 국가들에 쿼터가 부여된다.

EU 이사회는 위원회의 안을 대체로 수용하면서도 일부에 대해서는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위원회 원안인 △연간 무관세 쿼터 1,830만 톤으로 축소 △초과 물량 관세율 50%에는 동의했으나, 향후 쿼터 변경에 대해선 제한을 뒀다.

연간 무관세 쿼터를 1,520만~2,220만 톤으로 제시, 쿼터를 조정하더라도 이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했다. 이사회는 “쿼터를 결정할 때, 가격 상승이 전방 산업의 경쟁력을 저해할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쿼터의 이월도 연간 범위 내 허용한다.

EU의 입법은 이사회와 유럽의회 두 기관의 동의로 이뤄지는데, 위원회의 안에 대한 이사회의 입장이 나온 만큼 협상이 빠르게 진행돼, 유럽의회 본회의 표결이 기존 예정일인 2월 9일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는 새 조치를 가능한 빠르게 시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유럽철강협회(EUROFER)와 유럽 최대 산업노조 인더스트리올유럽(IndustriAll Europe)은 지난해 11월 공동 성명을 내고 “6월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새로운 철강 보호조치를 늦어도 2026년 4월 1일까지 시행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필바라 킬러’ 아프리카 시만두 철광석 공급 본격화

올해 글로벌 철광석 시장에 시만두 철광석 공급이 본격화한다. 글로벌 원자재 해상 운송 데이터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아프리카 기니 은제레코레주 시만두(Simandou) 광산에서 생산한 철광석 20만 톤이 위닝 유스호에 실려 기니 모레바야 항구에서 지난달 2일 중국 저장성 항구로 출발했다. 시만두 광산 철광석이 해외로 나가는 첫 사례로, 이달 15일 목적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시만두 광산은 철광석 매장량 28억 톤으로 추정되는 대형 광산으로, 철(Fe) 함량 65% 이상의 고품위 철광석이 매장됐다. 시만두 광산 1~2광구는 중국 바오우강철그룹 등을 축으로 한 WCS 컨소시엄이 보유하고 있고, 3~4광구는 리오틴토와 기니 정부, 중국 CIOH 컨소시엄 등이 합작 투자한 심퍼가 갖고 있다.

이 광산은 세계 1위 철광석 공급국 호주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 때문에 “필바라 킬러”로도 불린다. 광산 운영이 본궤도에 오르면, 기니는 호주와 브라질에 이어 세계 3위 철광석 공급국이 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시만두 광산의 내년 공급은 2,500만 톤에 이르고, 2027년에 두 배로 늘며, 2029년엔 1억1천만 톤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근묵자흑(近墨者黑)’ 미국 닮아가는 캐나다

캐나다 정부가 철강 수입 쿼터를 지난달 26일부터 축소했다. 미국의 철강 관세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당국은 지난해 중순부터 철강 수입 쿼터제를 시행, 쿼터를 초과한 물량에 대해서는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달 쿼터 축소 시행으로 캐나다는 자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국가로부터의 철강 수입을 각국 2023년 수출 물량의 20%로 제한하고 있다. 기존 대비 30%포인트(p) 줄어든 것이다. 한국, EU, 일본, 베트남 등 FTA 체결국엔 각국의 2023년 수출 물량의 75%를 적용하고 있다. 이전 대비 25%p 감소한 것이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축소안을 발표하며 “미국 관세에 가장 많이 노출된 산업과 근로자를 보호해야 한다”며 “철강 생산업체들은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하는데 캐나다 국내 시장이 그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멕시코, 철강 수입 관세율 최대 50%

멕시코가 올해부터 철강 수입 기본 관세를 인상했다. 멕시코 의회 상원은 지난달 10일 한국, 중국 등 자국과 FTA를 맺지 않은 국가로부터 1,400여 개 품목 수입 시 최대 관세율 50%를 적용하는 안을 찬성 76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가결 처리했다. 이 안은 올해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새로 개정된 관세표에 따라 철강 수입 관세는 품목별로 최대 50%까지 올랐다. 열연강판, 냉연강판, 도금강판, 강관 등의 여러 세부 품목들 관세율이 3~5%에서 25~50%로 상승했다.

기존 관세감면 프로그램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멕시코의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멕시코가 자국 제조업 강화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수출제조산업 진흥 프로그램(IMMEX), 부문별 진흥 프로그램(PROSEC)의 혜택을 입어, 멕시코의 수입 관세 정책에도 낮은 관세율 혹은 무관세율로 철강 등 원자재를 수입해 제품을 제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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